[이가튼튼 구강건강 ②] 어차피 빠질 치아인데, 꼭 치료를 해야 하나요?

[이가튼튼 구강건강 ②] 어차피 빠질 치아인데, 꼭 치료를 해야 하나요?

유치에 생긴 충치, 영구치에도 생길 수 있어…발치하면 영구치 나올 공간 부족해

기사승인 2018-06-12 00:20:00

‘젖니’라고도 불리는 유치는 생후 6~8개월경 아래 앞니부터 나기 시작한다. 유치는 음식물을 씹어서 먹을 수 있게 도와주며, 잇몸뼈 속에서 자라고 있는 영구치가 정상적으로 나올 수 있게 공간을 유지한다. 만 6세 정도가 되면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기 시작한다. 영구치가 빠지면 대체할 수 있는 치아가 나지 않기 때문에 영구치 관리의 중요성은 매우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영구치만큼이나 ‘유치’ 또한 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2012년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만 5세 어린이가 치아우식(충치)를 가지고 있는 비율은 62.2%이며, 8세 어린이의 경우에는 71%에 이른다. 치과 의사들에 의하면 유치가 빠질 치아인데 꼭 치료를 해야 하는지, 그냥 빼버리면 안 되는지 질문하는 부모들도 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가 중요한 이유는 영구치가 날 자리를 만들어주는 유치의 역할 때문이다. 송지수 서울대치과병원 소아치과 교수는 “충치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유치가 빨리 빠져 버리면 영구치가 나올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져 치아가 고르지 않게 나오거나, 정상적으로 잇몸을 뚫고 나오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유치는 성인에 비해 충치의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치아 내부의 신경까지 빠르게 도달해 통증을 유발한다. 송지수 교수는 “통증으로 인해 아이가 식사를 기피하게 되면 성장이 제한될 수 있고, 어린 아이일지라도 심미적이지 않은 치아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치아우식을 보이는 아이는 충치를 일으키는 세균인 ‘뮤탄스 연쇄상구균(mutans streptococci)’의 감염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충지가 없는 아이에 비해 나중에 새로운 충치가 발생할 위험도 매우 높다. 따라서 첫 이가 날 때부터 충치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송 교수는 “첫 이가 나면 치과를 방문해 양치질 방법과 식습관 관리에 대해 설명을 듣는 것이 좋다”면서 “첫 이가 나온 후부터는 이를 닦아주어야 하고, 아이가 뱉어낼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불소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치아 사이가 서로 붙어 있다면 치실을 매일 사용해야 하고, 첫 이가 나왔는데 아직 밤중수유를 하고 있다면 중단해야 한다”며 “또 밥을 오래 물고 있는 습관을 들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충치가 생겼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우식이 심해 치아를 발치해야 할 경우 공간유지장치를 장착하는 것이 좋다. 공간유지장치란 유치가 정상적인 시기보다 이르게 빠지게 되는 경우, 그 아래에서 자라고 있는 영구치가 잇몸을 뚫고 나올 때까지 그 공간을 유지해주는 장치를 말한다. 대부분 유치 송곳니와 유치 어금니가 이른 시기에 빠진 경우에 공간유지장치가 필요하다.

송 교수는 “치아가 상실되고 6개월 이내에 가장 많은 공간소실이 일어난다. 빠진 유치 아래에서 발육하고 있는 영구치가 바로 나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즉시 공간유지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나 유치 송곳니가 이미 나와 있는 18개월 이후에 유치 앞니가 빠진 경우에는 공간상실이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다. 대개 유치 앞니는 심미적인 목적이 아니라면 공간유지장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간유지장치는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며, 어린 아이에게도 크게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 빠진 치아의 후방에 위치하는 어금니가 제 위치에 그대로 있도록 고정해주는 것이 주된 기능이다”라며 “그 공간이 상실돼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예방해준다는 점에서 향후 교정 치료의 가능성을 줄여줄 수는 있다. 그러나 치아를 인위적으로 움직이는 교정장치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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