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우리은행 개성공단’이라고 검색하면 과거 우리은행이 북한에 진출한 흔적을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을 ‘북한 개성특급시 은행’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주소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황해북도 개성이라고 뜬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4년 개성공단에 입주해 8년 가량 영업을 했다. 주된 업무는 환전과 예금 입·출금 등이었다. 국내에 본사를 둔 기업을 대상으로 여신도 일부 취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공단이 가동을 멈추면서 은행도 철수했다. 지금은 서울 명동 우리은행 본점 지하에 임시점포를 마련해 공단 입주기업 금융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2년이 흐른 지금, 한반도 해빙무드를 타고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고 북한과 미국의 두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마침내 회담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협회는 북미 정상간 비핵화 합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협회는 결과를 토대로 공단 재가동을 위한 로드맵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좋은 것 같고 공동합의문이 작성돼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우리 정부가 회담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있다”며 “로드맵을 확정하려면 우선 개성현장을 방문하는 게 급선무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은행도 덩달아 재입점 기회가 생겼다. 우리은행은 2004년 경쟁입찰을 통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공단에 점포를 냈다. 우리은행은 언제라도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북제재가 완전히 해소된다는 전제하에 개성에 다시 입점 될 것으로 믿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시점포를 운영한 것도 입주기업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함이다”며 “전산도 입점 후에 바로 사용할 수 있어서 영업을 하는 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시점포는 당시 개성에서 일했던 직원 두 사람이 그대로 근무하고 있다. 개성에 입점한다면 이들이 다시 파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기존대로 회계나 금융 분야를 전공한 북한 주민들을 채용해 운영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개성지점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북제재 해제로 개성지점이 조속히 열리고 우리은행이 남북경협을 주도하는 은행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