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수행비서 김지은씨에게 “담배” “맥주” 등 짧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 자신이 있는 곳으로 사 오게 한 뒤 성관계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공소장에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수행할 때 안 전 지사의 기분을 거스르면 안 되는 것은 물론 지시를 거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업무환경이었다”고 적시했다.
안 전 지사는 김씨에게 ‘담배’ ‘맥주’ 등 짧은 메시지를 보내 김씨를 자신이 있는 곳으로 불러들여 성관계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러한 안 전 지사의 메시지를 통상적인 ‘메시지 지시’로 받아들였다. 성폭행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씨가 업무시간 외에도 안 전 지사의 지시를 이행해야 했으며, 지시불이행을 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도 강조됐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공관으로 퇴근한 후에도 업무적인 전화는 물론 사적인 일 등을 시행해야 했다. 공휴일, 주·야간에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상명하복 분위기에서 성관계 시도 당시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한 것이 김씨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의사 표현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다만 안 전 지사 측은 “추행 사실은 없으며 성관계도 합의된 것”이라는 입장을 지속해왔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2월까지 외국 출장지와 서울 등에서 총 4차례 김씨를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 3월5일 종합편성채널 JTBC에 출연해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안 전 지사는 “모두 다 제 잘못”이라며 지사직을 내려놓고 정치 활동을 중단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