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부동산대책으로 시작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재건축, 청약 시장까지 확대되면서 건설업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재건축시장 위축으로 일감 부족을 우려하는 대형건설사들은 리모델링 사업에, 주택공급규제로 인해 수세에 몰린 중견건설사들은 임대주택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리모델링 사업 찾는 대형건설사
지난달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이 최초 조합이 예상보다 16배나 늘어난 1가구당 1억3569만원이 부과될 것이라고 통보되면서 재건축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또한 정부는 안전진단 강화를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최근 건설업계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대안으로 리모델링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리모델링은 사업성이 좋지 않아 그동안 건설사들의 관심이 낮았다. 아파트를 헐고 새로 짓는 재건축은 일반분양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지만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 골격을 유지한 채 층수를 높이는 방식으로 수익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에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및 안전진단 강화 등 정부의 재건축 규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성남 분당 등 1기 신도시와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 개포동 대치2단지, 강동구 둔촌동 현대1차, 서초구 잠원동 한신훼미리분당 느티마을3·4단지, 용산 동부이촌동(한가람·강촌·이촌코오롱·한강대우·이촌우성) 등이 리모델링 추진 중에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뿐만 아니라 노후화된 건물들을 새로 짓지 않고 도시재생사업을 하는 방향으로 시장 흐름이 바뀌어 가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2014년도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이 통과되면서 자체적으로 도시재생 관련 프로젝트 전담그룹을 만들어 리모델링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10개 지역을 수주했고 현재 분당 지역에 리모델링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주택임대관리업 확장하는 중견건설사
중견건설사들은 사업을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임대주택시장에 진출한다. 이에 따라 전문 임대관리회사를 설립하거나 임대관리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업체도 있다.
중견사들이 임대주택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에 따른 주택경기 위축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공급과 시공만으로는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주택임대사업은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주택임대관리업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임대료를 받는 것부터 시작해서 공실 관리, 건물 유지·보수 등 임대 관련 일을 대신 도맡아 해주는 사업이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분양 후 상업시설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분양 후에도 지속적으로 단지를 관리해서 단지의 가치를 상승시키고자 한다”며 “임대주택관리를 위해 설립한 우미자산관리도 최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위탁관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초 새 임대주택 브랜드인 빌리브를 론칭했다. 보성그룹은 계열사 보성산업을 통해 종합부동산개발과 서비스산업에 진출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