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강구회사 탈환 목표’…밀양 삼경오토텍 노사 새출발

‘국내 최고 강구회사 탈환 목표’…밀양 삼경오토텍 노사 새출발

기사승인 2018-06-26 10:31:06

 

경남 밀양에 있는 삼경오토텍이 노사 화합을 다짐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삼경오토텍은 국내 베어링용 강구(쇠구슬)와 테이퍼롤러 전문 생산 업체다.

이 부품들은 기계의 쌀이라고 불리는 베어링에 들어가는 약간의 오차도 허용이 안 되는 초정밀 소재다.

이렇게 만들어진 베어링은 국내 완성차 업체나 세탁기, 농기계 등 거의 대부분의 기계 제품에 사용된다.

그런데 사실 이 회사의 전신은 경남 창원에 있었던 강구 생산 전문업체인 케이비알(KBR)이나 다름없다.

한화기계 2공장이었던 케이비알은 이모 대표이사가 2011년 공장을 사들이면서 사명을 케이비알로 바꿨다.

이 때만해도 케이비알은 국내에서는 시장점유율이 80%에 달했고, 세계적으로 3~4위를 기록하며 손꼽혔다.

하지만 케이비알 대표가 취임하면서 노사 갈등이 불거졌다.

노조의 합법적 파업에 사측은 직장폐쇄에 이어 폐업을 반복하면서 노사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졌다.

케이비알 이 대표는 사실상 위장폐업용으로 삼경오토텍을 만들었다.

이런 태생적 환경 때문에 삼경오토텍은 케이비알에서 만들었던 모든 부품을 생산할 준비가 갖춰졌었다.

그러나 생산 기계만 갖춰졌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았다.

케이비알이 세계적으로도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노련한 숙련공 때문에 가능했었다.

무엇보다 케이비알 노동자들도 평생을 다 바쳤던 회사였기에 세계 최고 강구 전문 생산 업체의 명예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 누구보다 컸었다.

수년 동안 노사 분규가 이어지면서 수십 년의 경력을 쌓은 케이비알 노동자들 일부는 정년퇴직을 했다.

그럼에도 아직 대부분의 케이비알 노동자들이 삼경오토텍에서 원래 있었던 노동자들과 함께 기술을 주고받으며 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삼경오토텍의 주주와 경영진이 완전히 바뀌었다.

케이비알의 상황을 알고 있어 고민한 문두성 신임 대표이사는 고심 끝에 삼경오토텍을 인수했다.

신임 대표가 취임하면서 삼경오토텍은 과거 노사가 경험한 아픔을 딛고 새출발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3일 열린 삼경오토텍 노사 화합식은 여느 회사와는 감회나 의미가 사뭇 남달랐다.

노사는 노사 화합을 통해 대립과 갈등의 노사 문화를 지양하고 잃어버린 신뢰 회복을 위해 분규 없는 사업장을 만들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노사 화합식과 함께 진행된 신임 대표 취임식에서 문두성 대표는 경영진은 회사 색깔을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색깔로 완전히 바꾸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회사 관리자와 근로자들은 이런 변화에 발 맞춰 회사 가치를 모두에게 전달해 줄 수 있는 기회로 삼자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국내 최초 베어링 강구회사라는 상징성과 지금 새로운 경영진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베어링 고객과의 시장개척 전략에 따라 우리 회사를 더 성장시키고 이익을 창출해 서로가 나눌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회사를 인수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잃어버린 고객과 시장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회사를 성장시키고, 보다 투명하게 운영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 경쟁력을 높이고, 노사가 적대적 관계가 아닌 행복하게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데 지원과 방침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그는 회사를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시키도록 인력과 설비를 확충하고 기존 영업망을 적극 활용해 5년 이내 매출 500억원과 이익률 15%를 달성하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 강구 전문 생산 업체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밀양=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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