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투신자살을 하려는 소녀에게 구경꾼들이 빨리 뛰어내리라며 재촉한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 빈과일보는 26일 중국 간쑤성 칭양시에 사는 이모(19)양은 지난 20일 오후 시내 번화가에 있는 한 백화점 8층 창틀에 올라가 자살을 기도했다고 보도했다.
여학생이 창틀에 걸터앉자 지나가던 100여 명의 시민이 이 모습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시민들은 자살 시도를 막기는커녕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며 여학생을 부추겼다. “왜 아직 안 뛰어내리느냐” “빨리 뛰어내려라”고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또 일부 시민은 SNS에 “더워 죽겠는데 빨리 뛰어내려라” “도대체 뛰어내릴 거냐 말 거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결국 이양은 소방대원의 손을 뿌리치고 뛰어내려 숨졌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이양은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지난해, 담임교사에게 성폭행을 당할뻔한 뒤 심각한 우울증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렸다. 또 검찰이 담임교사 범행을 기소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자 이양의 우울증은 더 심해졌고 두 차례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이처럼 길거리에서 사고를 당하는 사람을 돕기는커녕 냉담하게 바라보는 '웨이관(圍觀) 문화가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우리 국민의 냉담함을 지켜볼 때면 살아있는 시체가 아닌가 싶다” “구경꾼의 행위는 간접 살인과 다름없다”등의 글을 올려 개탄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