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CJ제일제당의 즉석밥 시장 공략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후발주자인 이마트는 제조사협력상품(PNB) 제품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한 반면 CJ제일제당은 안테나숍을 통해 가정에 갇혀있던 즉석밥을 ‘외식’으로 끌어내고 있다.
◇ 사업영역 넓히는 이마트… 냉동밥 시장 진출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즉석밥 시장은 크게 상온과 냉동밥 두 카테고리로 나뉜다. 과거 대용식 수준에 그쳤던 즉석밥 시장은 1인가구 증가로 인한 가정간편식 시장의 확대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2014년 1970억원 규모였던 즉석밥 시장은 지난해 36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중 냉동밥 카테고리는 같은기간 21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3년만에 3배 이상 성장했다. 현재 주세로 볼 때 올해 1000억원대 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마트는 최근 냉동 즉석밥인 ‘밥맛 좋은 밥’을 선보이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해당 제품들은 제조사 협력상품(PNB)로 이마트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이다. 쌀밥을 비롯해 현미밥 등 잡곡밥류, 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덮밥류도 포함됐다.
해당 제품군은 가마솥에 지은 밥을 바로 용기에 포장한 후 ‘CAS(영하 40~50도 초저온 동결시스템)’ 냉동기로 급속 냉동했다. 이마트는 이번 냉동밥 출시로 노브랜드 상온밥과 함께 즉석밥 시장을 집중 공략 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의 신규 즉석밥 브랜드 론칭은 올해 하반기 준비하고 있는 ‘피코크 전문매장’과 탁월한 시너지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PL 브랜드인 피코크는 2013년 340억원에서 지난해 24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8월에는 상온 가정간편식까지 범위를 넓혔다. 냉동밥을 비롯한 이마트의 다양한 HMR 카테고리는 피코크 전문매장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보인다.
◇ ‘가정’에서 ‘외식’으로
현재 즉섭밥 시장의 맹주는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상온 부문 ‘햇반’과 냉동 부문 ‘비비고 냉동밥’을 주력으로 전체 점유율 6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선두를 지키고 있다. 특히 냉동밥 부문에서의 점유율은 약 35.5%로 2·3위인 풀무원과 오뚜기의 점유율을 더한 것과 같은 수치다.
CJ제일제당은 한 발 빨리 플래그십 스토어 ‘CJ올리브마켓’을 선보였다. 햇반과 햇반컵반 등으로 대표되는 가정간편식 브랜드 체험에서부터 식문화 전반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 안테나숍이다.
브랜드 스토어인 올리브 델리는 밴딩머신을 설치해 가정간편식을 즉석에서 취식할 수 있게 했으며 제품에 맞는 반찬과 고명을 추가할 수 있는 메뉴도 제공한다. 10여명의 전문 셰프들이 자사 HMR 제품을 활용한 외식 메뉴 20여종을 개발해 선보였으며 격월로 신규 메뉴를 출시한다.
‘올리브 그로서리’는 제품을 단순히 나열하는 기존 매대 운영방식을 탈피하고 소비 생활 특성 분석에 기반한 소비자 편의에 최적화된 큐레이션 매대 시스템을 도입했다. 요리에 대한 관여도가 높고 낮음에 따라 선호하거나 구매하는 제품이 다르다는 점을 반영해 타깃 소비층에 적합한 상품들을 구성해 진열했다. CJ제일제당은 향후 올리브마켓의 소비자 동향 등 자료를 확보해 향후 트랜드 분석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가정 내에서 소비되던 가정간편식이 오프라인 안테나숍 등을 통해 밖으로 나오는 추세”라면서 “외식과 가정간편식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비를 꾸준히 해온 CJ제일제당과 이마트가 선수(先手)를 가져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