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가 소비 감소로 몸살을 앓아온 흰 우유 대체제로 가공유와 디저트를 낙점하고 사력(社力)을 집중하고 있다.
◇ 가공유 수요 증가… 시장성장 견인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6년 발효유·분유를 제외한 우유시장은 2조640억원으로 첫 2조원대를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5.3% 증가한 수치로 수년간 1% 이하 성장률로 침체됐던 우유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다.
이러한 성장은 흰 우유가 아닌 ‘가공유’가 견인했다는 평이다. 실제로 2013년 5400억원 수준이었던 가공유 시장은 2016년 7220억원으로 약 33.7% 성장했다. 가공유란 우유에 딸기, 바나나 등 과즙 향료를 첨가해 맛을 낸 제품을 말한다.
1인당 연간 가공유 소비량은 2000년 4.8㎏에서 5.7㎏로 늘어난 반면, 흰 우유는 같은 기간 30.8㎏에서 26.6㎏으로 줄어들었다. 동일한 소비량을 보였던 2015년을 제외하면 1999년 24.6㎏ 이후 가장 낮은 숫자다.
가공유 시장은 ‘초코우유’와 ‘바나나맛우유’ 양강 체제로 순항하고 있다. 초코우유는 2013년 1025억원에서 2015년 1640억원으로 2년 사이 60%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도 469억5600만원을 기록하며 전통의 강자 바나나우유 다음 자리를 지켰다.
◇ 유업계 외통수 막은 ‘디저트 카페’
디저트 외식시장도 꾸준히 성장하면서 보탬이 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6년 국내 디저트 외식시장 규모는 8조9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유업계로서는 가공유와, 아이스크림·라떼 등을 판매하는 디저트 카페 투트랙 전략을 통해 흰 우유의 악성 재고를 소모하고 신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달 유제품 전문 디저트카페 ‘밀크홀 1937’을 선보였다. 주력 메뉴는 유제품 전문성과 신선함을 강조할 수 있는 병우유와 발효유·소프트 아이스크림·수제치즈·커피 등이다.
롯데푸드도 아이스크림 전문점 ‘파스퇴르 밀크바’를 통해 우유제품 매출을 높이고 있다. 2006년 롯데백화점 평촌점에 처음 플래그십 스토어를 낸 이후 현재까지 1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커피전문점 ‘폴바셋’의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2009년 론칭한 폴바셋은 지난해 100호점을 넘기며 사세를 넓히고 있다. 또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상하목장 밀크 아이스크림’도 외식 브랜드로 운영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아이스크림을 앞세운 ‘백미당’의 해외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2014년 처음 매장을 연 백미당은 현재 70여개로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는 홍콩 침사추이에 해외 1호점을 열기도 했다. 남양유업은 추가 2호점과 팝업매장 오픈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업계의 가공유·카페 사업은 시장위축과 흰 우유의 악성 재고를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카드”라면서 “흰 우유 소비가 적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유업계의 (카페·가공유 부문) 역량 집중은 당연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