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노조 “50대 가장의 죽음...은행 실적 압박 탓”

KB노조 “50대 가장의 죽음...은행 실적 압박 탓”

기사승인 2018-07-18 15:43:59

KB국민은행 직원의 자살 사건을 두고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노조 측은 직원의 자살 원인이 실적압박에 따른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실적 압박 및 업무부담으로 인한 직원 자살 사건’에 대해 명예회복을 위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따르면 국민은행 ‘스타팀’에서 근무하던 모 팀장이 지난 5월 26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로 발견됐다. 이후 노사는 2주간 관계자 면담 등 공동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 결과에 이견이 있어 노조 측과 사측이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노조 측의 조사결과는 고인의 사망원인이 ‘업무 부담 및 실적압박’에 있는 것으로 결론났다. 그 증거로 고인의 비망록과 관계자 진술을 들었다. 

고인이 사망하기 전에 남긴 비망록에는 “모 대표(지역영업그룹 대표)와 잘 맞지 않는다”, “정중하게 맞서야 한다”, “내가 싫으면 떠나면 된다. 인연에 얽매이지 않는 곳으로...” 등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와 자살을 암시하는 글들이 담겨있다.

여기에 고인이 새로 신설된 기업금융 아웃바운드 업무조직인 스타팀으로 이동한 후 체중감량과 흡연량 증가, 건강 악화 등 스트레스에 따른 증상을 보였으며, 부서이동 의사도 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홍배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은행에서 새로운 지점을 개설하면 KPI평가를 1~2년 면제해준다. 새로운 영업을 개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측은 조직이 신설되자마자 실적쪽지를 띄우기 시작했다. 쪽지는 실적은 물론 영업대상 업체에 몇 번 전화를 했는지 몇 번 섭외 했는지, 업체를 몇 번 방문했는지 등 개인별로 세부적인 영업 내용이 모두 비교되어 있다”며 “실적지상주의가 결국 개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량 법인에 대한 아웃바운드를 위해 올해 1월 신설된 ‘스타팀’은 아웃바운드사업 조직으로부터 성과평가를 받고, 또 다시 지역영업그룹 대표로부터 역량평가를 받는 이중 평가구조의 문제가 있다”며 “스타팀은 영업지원조직으로 신설됐지만 지역 특화 전문 영업조직으로 졸속적으로 운영됐다”고 덧붙였다.

유족과 노조 측은 이에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함께 사측이 공개 사과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사측은 “고인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면서, “안타깝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다만 노조 측에 따르면 사측은 폭언이나 폭설, 실적부진에 따른 징계 등 직접적인 가해행위가 없었던 만큼 책임자 처벌과 공개 사과까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