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부터 대학진학 시 약학을 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2+4년제 도입당시 내세웠던 융복합 인재 양성이라는 목적은 달성하기 어려워졌고, 고학생들의 약대진학의 장벽이 높아졌다는 부정적 평가도 일부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24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교육부는 대학에서 현행 2+4년제 개방형과 함께 통합6년제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학제를 개편하는 내용을 포함한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그간 약학대학을 진학하기 위해서는 약대가 아닌 다른 학과나 학부에서 2년 이상 공부한 후 PEET(피트)로 불리는 약학대학 편입학 시험을 치러야했다. 하지만 이날 국무회의 결과에 따라 2022년부터는 수능 후 약대에 바로 진학할 수 있게 된 것.
교육부는 “약대 진학을 준비 중인 학생들에게 예측가능성을 부여하고, 각 대학이 학제개편에 따른 교육여건 확보 등을 위한 준비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오는 2022학년도부터 시행한다”면서 “약학 인력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2+4년제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학제개편은 기초교육과 약학교육 간 연계성이 떨어지고, 자연계 및 이공계 학생들이 약대 편입을 준비하고자 대거 휴학을 하며 그 결과 우수한 인재들이 약대로 진학해 기초과학분야의 학생 이탈현상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이진석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약학대학이 한층 강화된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 약학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약사회 또한 “가야할 방향이었다”면서 “표준화된 교육체계에서 보다 우수한 약사를 배출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의사를 표했다.
통합 6년제를 도입해 기초교육과정과 약학교육과정 간의 연계성을 높이고, 기초과학분야 인재들의 이탈현상이나 장기화되는 학생들의 휴학, 편입을 위해 소요되는 높은 사교육비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일부에서 제기하는 융·복합 인재의 배출제한이나 나이가 많은 고학생의 진학 장벽 상승 또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통합 6년제로 학제가 개편된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약사의 배출이 가능하며 고학생의 진학이 많지 않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대한약학교육협의회는 “현재 다양한 기초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약학대학에 진학해 제약산업 등 다양한 영역에 활동할 수 있는 전문가로 진출하는 경향이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교양수업 위주의 저학년 교육만으로 넓은 시야를 가지고 복합적인 사고가 가능한 약사를 배출하는 효과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지 않은 효과에 기대기보다는 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한 교육이 가능한 통합교육체계가 보다 효율적이고 가능성이 높은 방안이라는 의견들이 많았다. 더구나 대학의 선택에 따라 기존의 2+4년제도 유지돼 고학생들의 진학에 일부 제한이 있을 수는 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직전에 발생한 포항지진처럼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입시일정을 연기할 수 있도록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 및 시행계획을 변경할 수 있는 새로운 조항을 만들었다.
또한, 의·치·한의학 전문대학원 입학정원의 5% 이내에서 사회적 배려대상자를 정원 외로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진석 실장은 “전문대학원에서도 취약계층의 입학기회가 확대돼 교육을 통한 사회적 이동성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