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태아 11명 사망… 원인은 ‘비아그라’

네덜란드 태아 11명 사망… 원인은 ‘비아그라’

기사승인 2018-07-25 10:50:28

 

네덜란드에서 태아의 성장을 촉진하겠다며 임산부에게 비아그라 성분인 시데나필을 투여했다 신생아 중 11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디언, BBC 등 유럽 언론은 24(현지시간) 네덜란드 전역 분포한 10개 병원에서 태반 기능이 약한 임산부 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실험에서 출산한 아이들 중 17명에게서 폐 문제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1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에 따르면 암스테르담 대학 메디칼센터 구성원을 주축으로 한 연구진들은 비아그라의 시데나필 성분이 혈관을 확장시킨다는데 착안해 쥐 실험을 거쳤고, 산모의 혈액을 태반으로 보다 잘 흐르게 해 태아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가설을 설정하고 임상실험에 들어갔다.

하지만 실험이 끝난 지난 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위원회에서 연구결과를 검증한 결과 출생아들이 평균적인 신생아들에 비해 폐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위원회는 시데나필 성분이 혈압을 상승시켜 폐를 과도하게 압박하며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했다고 추정했다.

연구를 주도한 연구진은 예상과 반대되는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같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캐나다의 연구팀에게도 일련의 결과를 전달했다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암스테르담 대학 또한 성명을 통해 실험에 참여한 모든 임산부들에게 복용한 약이 비아그라인지 가짜 약인지를 일일이 알리고 실험과 연구를 즉시 중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험 참가자 중 아직 출산하지 않은 10명 이상의 참여자들은 출산 예정인 자녀들의 건강 문제를 두고 여전히 초조한 기다림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실험은 2015년 비아그라의 성분인 시데나필을 복용한 군과 가짜약(위약)을 복용한 군과의 효과를 비교분석하는 형식으로 시작해 오는 2020년까지 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었다. 현재 가짜약을 복용한 임산부가 출산한 신생아 중에서는 3명에게서 폐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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