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온이 40℃에 육박하는 최악의 폭염이 이뤄지면서 식탁물가가 꿈틀대고 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원유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원유를 생산하는 젖소들의 사료 섭취가 감소하는 등 생산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사육 마릿수가 지난해와 유사해 생산량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년 대비 약 4000톤 가까이 줄어든 50만톤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달 원유가격연동제 협상으로 인해 유업체들이 낙농가로부터 구매하는 원유 가격을 ℓ 당 922원에서 926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유업체들은 우유가격을 50원에서 100원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산지 육계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7월 도계 마릿수가 병아리 생산 증가로 전년 대비 3.8% 수준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폭염으로 증체저하가 예상돼 육계 산지가격이 전년보다 오른 ㎏ 당 1600원으로 예상했다. 폭염이 계속 이어질 경우 예상가격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실제로 이날 삼계탕 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육계 5~6호 산지 가격은 4200원으로 전년 3100원 대비 32.2% 폭등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11호·12호 가격도 각각 32.2%와 32.8% 올랐다.
폭염에 산란계도 영향을 받으면서 계란 가격도 상승세다. 지난달 1월부터 25일까지 계란 산지 가격은 직전월 대비 115원이나 오른 776원을 기록했다. 폭염이 계속돼 산란율 저하가 계속될 경우 최대 1100원까지 올라 갈 것으로 보인다.
채소가격 역시 크게 치솟고 있다. 한국농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최근 배추 10㎏ 도매 가격은 전년 대비 38% 오른 1만6000원에 육박했다. 전달 대비 132% 폭등한 가격이다.
무 18㎏ 도매가 역시 43% 오른 2만5200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평균가격 대비 100% 비싼 수치다. 지난달 말 배추·무 가격은 평년 대비 3% 높은 수준이었으나 폭염이 심해지면서 수확이 줄어 가격이 뛴 것이다. 배추와 무의 경우 25~28도 이상을 넘을 경우 상품성이 급격히 떨어져 판매 자체가 어려워진다.
매년 무더위로 인해 배추·무 등의 가격이 요동칠 때 정부는 고랭지 채소 출하를 앞당기는 방식으로 가격을 안정시켜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이마저도 어렵다. 국내 최대 고랭지 채소단지인 강릉지역 역시 폭염이 심해 생육이 멈춰 작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원 강릉지역의 지난달 하순 평균기온은 32.5℃에 달했다. 강수량도 평년 117㎜의 1/10 수준인 15㎜ 정도에 그쳤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매년 여름철 폭염이 심해지면 식자재 가격이 출렁여왔지만 올해는 유독 심하다”면서 “특히 육류와 채소 등 소비자들이 느끼는 원물 체감 가격은 더욱 올라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가공식품의 경우 대부분의 업체가 농가 등과 계약을 통해 수급하고 있는 만큼 급격한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