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만 막으면 끝? 자외선에 피부암도 고민해야

더위만 막으면 끝? 자외선에 피부암도 고민해야

기사승인 2018-08-13 03:00:00

얼마 전까지 40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졌다. 지난 7일 24절기 중 여름이 끝나고 가을에 접어든다는 입추(立秋)가 지났지만 여전히 낮 최고기온이 36에 이르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오늘 (13일)과 내일(14일) 비소식이 있다지만 기온을 낮추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태풍도 한반도를 연이어 비껴가고 있어 한동안 더위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로인해 온열질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월2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3831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도 47명에 이르렀다. 다행스러운 점은 입추가 지난 후 환자발생빈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해선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더위에만 신경 쓴 나머지 자외선을 간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천대길병원 박향준 교수는 요즘같은 더위가 이어질수록 자외선에 과다노출될 우려도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실제 서울 기온이 40까지 올랐던 지난 1일 자외선 지수는 최고치인 9를 기록했다. 그정도는 아니지만 근래 자외선 지수는 평균 7~8의 높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자외선 지수는 태양에 과다 노출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0부터 9까지 등급으로 나눠 예보하는 체계다. 만약 7이상인 날 보통 피부를 가진 사람이 30분 이상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홍반현상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더구나 구름 낀 날이나 비가 오는 날에도 자외선 중 파장이 긴 UVA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자외선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피부암이 흔히 발생할 수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 야외 활동 시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며 자연스레 피부세포의 악성화를 야기할 수 있어서다. 이에 박 교수는 예방을 철저히 하면서도 자외선과 피부암의 관계와 특징을 숙지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피부암, 종류에 따라 증상도 달라

피부암은 크게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흑색종으로 나뉜다. 통상 피부표면에 작은 덩어리(구진, 결절)가 커지며 가운데가 함몰돼 궤양을 형성한다. 이때 궤양표면은 지저분한 삼출액으로 된 딱지로 덮여있고, 건드리면 쉽게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만 암종에 따라 그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 기저세포암의 경우 주로 얼굴 중 코 부위에 자주 발생하며 크기가 작고 검은 색소를 보여 흔히 점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편평세포암은 기저세포암보다 좀 더 크고 주위조직이 약간 딱딱하며 충혈된 모습이다. 발생부위는 얼굴, 손등의 노출부위와 입술점막 등 신체 모든 부위이다.

흑색종은 이들과 달리 병변 전체가 검고 크기가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손이나 발의 바닥이나 손·발가락에 자주 발생하며 간혹 손·발톱(조갑) 밑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만약 이 부위에 불규칙한 흑색 반점이 생기거나 손·발톱에 검은 줄이 생기면 흑색종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한편, 암은 아니지만 피부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광선각화증도 있다. 이 질환은 장기간 햇볕에 노출된 부위에 발생하는데 붉은 색을 띠며 만지면 표면의 건조한 각질로 인해 촉감이 까칠한 것이 특징이다. 1개 혹은 여러 개가 얼굴, 아랫입술, , , 손등 같은 노출부위에 나타나며 오래두면 편평세포암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피부암 발병해도 조기발견 시 예후 좋아

만약 피부암이 발생했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피부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에 따른 예후가 좋은 편이며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도 가능하다.

박 교수는 암의 일반적인 치료법인 수술, 항암요법, 방사선요법 등이 모두 가능하지만, 국소부위에 국한돼 커지고 전이율이 낮으며 항암제에 잘 반응하지 않아 대개 수술적 치료가 보편적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수술적 방법은 피부암의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다른 장기의 암수술과 달리 대부분 국소마취로 시행된다. 피부암은 출혈이나 감염 등의 수술합병증도 비교적 적은 안전한 수술로 외래수술도 가능해 장기입원을 해야 하는 부담도 적다.

수술 후 결과는 피부암의 종류, 전이여부, 수술방법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기저세포암이나 편평세포암은 단순절제술로 90% 이상의 높은 완치율을 보인다. 다만, 흑색종과 같이 전이나 국소재발이 잘되는 악성종양은 수술 외에 다양한 치료법을 함께하는 복합요법이 활용되며, 예후도 환자별로 다르다.

비수술적 치료는 피부암의 크기가 작고 겉으로만 살짝 나타났을 경우, 혹은 반대로 매우 넓거나 전이가 있어 수술적 치료가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 고려할 수 있다. 이는 전기치료, 냉동치료, 레이저치료, 박피술, 방사선요법 등의 처치와 약물치료로 나뉜다.

사용하는 약물로는 바르거나 병변 내 주입을 하는 국소약제와 레티노이드, 화학요법제, 표적치료제 등 전신약제가 있다. 국소약제는 국소 병변이나 상피 내 병변에, 전신약제는 전이된 경우나 전신 병변에 사용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암은 치료보다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 피부암, ‘예방이 최선… 올바른 자외선 차단체 바르는 법

박 교수는 국내에서 피부암은 전체 암의 약 2정도로 낮은 편이지만발생률이 지난 10년간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발생연령은 주로 60대 이상이고성별로는 옥외활동이 많은 남자에게 다소 많은 편이나 초고령층에서는 여성에서 발병률이 더 높다고 전했다.

이어 피부암의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자외선 차단제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그에 따르면 바르는 양은 단위체표면적(1제곱센티미터)당 2mg(밀리그램)으로 콩알크기 정도 되는데노출부위에 충분히 바르려면 약30ml(밀리리터)정도가 필요하다외출 전 20분 전에 바르고 매 2~3시간마다 덧발라야 한다.

제품표면에 표시된 차단지수는 일상에서는 SPF20PA++야외에서는 SPF50이상PA+++이상이 좋다다만6개월 이하의 소아는 차단제보다는 의복으로 막아주는 것이 좋고 그 이상부터는 어른과 같다.

자외선은 완전히 피하기 어려우므로 일상생활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즉 자외선양이 많은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는 외출을 삼가고외부에 있어야 한다면 최대한 그늘을 찾아 활동하거나 모자긴소매의류선글라스자외선차단 의복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특히 실내에서나 흐린 날에도 차단제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편, 이 외에도 성기 주변 사마귀바이러스 감염 및 전파를 줄이기 위해 안전한 성생활을 하고절주와 금연으로 구강과 입술 피부암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합성 및 자연 비타민A를 통칭하는 레티노이드제 복용은 장기이식환자에서 피부암 발생을 낮출 수 있으나 부작용과 금기사항이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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