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쳇말로 올해 들어 가장 핫한 체중감량법은 ‘시간제한다이어트(Time-Restricted Feeding, TRF)’다. 원리는 간단하다. 24시간 주기의 생체리듬과 이에 따른 호르몬 및 신체변화에 착안해 하루를 식사가능시간과 식사제한시간으로 나누고 12시간의 공복시간을 유지하는 것이다.
시간제한다이어트의 장점이라면 식사가능시간에는 식사량이나 종류에 관계없이 마음껏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원푸드다이어트, 단백질다이어트(황제다이어트) 등 여러 체중감량법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영양불균형과 같은 부작용도 발생하기 어렵다.
이에 특별한 방법이나 까다로운 조건 없이 체중감량은 물론 건강회복에도 도움이 되는데다 다이어트 성공사례가 속속 소개되며 각광을 받고 있다. 더구나 체중감령의 기본원리가 2017년 노벨생리의학상에 기초하고 있어 체중감량을 꿈꾸는 이들이 혹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하지만 좋아만 보이는 시간제한다이어트도 단점은 있다. 식사가 가능한 시간대라면 식사량이나 종류에 제한이 없다고 방심하다간 평소보다 더 많은 음식을 반복적으로 섭취해 습관적인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동현 교수는 “식사량의 제약이 없다고 너무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면서 “제한시간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식사가능시간에 평소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먹게 되면, 결국 과식과 폭식으로 이어져 소화기관에 무리를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습관적인 과식이나 폭식을 할 경우 많은 양의 음식물을 한 번에 소화시키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양의 위산이 분비되고, 위내 압력이 높아져 식도로 역류하는 역류성식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위산의 과다분비로 인해 위점막도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만약 가슴 쓰림이나 위산 역류 증상을 느끼는 경우, 만성기침, 목이 자주 쉬거나 이물감이 반복적으로 느껴진다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면서 “시간제한다이어트를 시도하더라도 섭취하는 식사량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이어 “시간제한다이어트와 함께 식이요법, 천천히 음식을 섭취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서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을 통해 적절한 근육량을 유지하고, 충분한 수면시간을 갖는 것이 건강한 다이어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대학병원 비만클리닉에 근무한다는 한 의료진은 그의 블로그를 통해 시간제한다이어트를 이어오면서도 지속적으로 몸이 붙고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등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던 49세 여성 보험설계사 A씨 사례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A씨는 끼니를 챙겨먹긴 하지만 시간이 매우 불규칙한데다 저녁의 경우 고등학교 3학년인 딸이 귀가하는 오후 11시경에야 야식에 가까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수면 또한 새벽 1시께를 넘겨 잠을 청하지만 쉬이 잠들지 못해 5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
이에 비만클리닉에서 시간제한다이어트를 유지하되 무너진 생체리듬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저녁 식사시간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앞당겨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주문했고, 그 결과 A씨의 체중은 1달 만에 4kg, 체지방은 3kg 줄었다. 몸이 붙던 부종은 줄고, 수면의 질도 좋아졌다.
이와 관련 그는 “처방은 잠들기 4시간 전 금식과 12시간 이상의 공복이었다”면서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되는 시간에 숙면을 취해 생체시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생활하는 사소한 실천이 체중감량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전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