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가 정치권의 이해와 맞물려 보건의료 영리화를 허용하는 움직임으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17일 조찬회동을 갖고, 여·야가 각각 발의한 ‘지역특화발전특구 규제특례법 개정안(이하 지역특구법)’과 ‘규제프리존법’을 병합해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서비스발전기본법(이하 서비스법)에 대해서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한 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민생경제법안 테스크포스(TF)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는 보건의료계를 중심으로 강한 반대의견이 부딪쳐 유보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보건의료단체들은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을 대표적인 의료영리화법안으로 규정하고, 이를 통과시키려는 국회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성명을 수차례 발표해왔다.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의료서비스에 대한 진입규제가 완화돼 보건의료분야료 거대자본의 진출이 가능해지고, 최소투자와 최대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속성이 의료이용의 문턱과 의료비를 높이고, 시장논리에 휘둘리는 영리추구의 각축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지난 16일에도 국회 본청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서비스법 논의시 보건의료분야를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최대집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 등 의료영리화의 단초가 되는 두 법안에 대한 회원들의 우려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국민건강권이라는 기본원칙에서 심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서비스법 논의시 보건의료분야를 제외해달라는 의협의 입장을 신중한 검토하고, 향후 보건의료분야에 대해 의협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비스법에 반해 규제프리존법에 대한 반대목소리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듯 17일 여야 원내대표단 조찬회동에서 국회가 규제프리존법을 포함한 지역특구법 3개 법안을 병합해 통과시키기로 결정함에 따라 보건의료계의 반발은 다시금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의협 관계자는 “어제(16일)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 모두 언급하며 의료영리화에 대한 우려를 분명히 전했고 심사숙고하겠다는 답을 받았다”면서 “확인해 반대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답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