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카라 출신의 가수 구하라(27)가 18일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쌍방폭행 시비가 불거진 지 닷새 만이다.
이날 오후 3시경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두한 구하라는 검은 바지와 편안한 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눌러쓴 채 나타났다. 얼굴에는 타박상 등으로 인한 드레싱 밴드를 붙인 채였다. 취재진 앞에 선 구하라는 “누가 먼저 때린 건 문제가 아니다.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 추후 밝혀질 것”이라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 남자친구 최씨가 자신을 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에 관해서는 “경찰 조사를 통해 밝힐 부분”이라며 부상 정도에 관해서도 “진단서에 나온 대로다”라고 담담히 전했다. 이후 구하라는 매니저들의 경호 속에 경찰서로 들어갔다.
당초 처음 사건이 일어난 것은 13일이다. 구하라의 전 남자친구인 헤어디자이너 최모(27)씨는 이날 오전 0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빌라에서 구하라가 자신을 폭행했다고 신고했다. 폭행의 이유로 최씨는 이별 통보를 들었다. 최씨는 경찰에“구하라에게 이별을 요구하며 싸움이 시작됐다"고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흉기 등은 없었고 신체적으로만 다툰 상황으로 보인다"며 "폭행 정도는 할퀴거나 팔을 잡고 비트는 정도다. 일단은 쌍방 폭행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후 14일 구하라는 병원 입원 소식을 전하며 “퇴원 후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최씨는 15일 언론매체를 통해 구하라에게 폭행당한 상처를 공개하며 “일방적으로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직접 공개한 자신의 얼굴에는 깊게 파인 흉터가 새겨져 있었으며, 해당 흉터에 관해 최씨는 "구하라가 내 이별 통보에 분노해 할퀴어서 난 상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7일 구하라가 연예매체 디스패치를 통해 자신의 병원 진단서와 상처 부위, 당시 상황 등을 밝히며 상황이 반전됐다. 구하라는 싸움이 된 배경 이유부터 경과를 모두 털어놨다. 구하라는 “최씨가 그간 내 주변의 남자 동료에 관해 날을 세워 왔으며, 최근 있었던 일로 인해 사건 당일 최씨가 술에 취해 집에 침입, 자고 있는 나를 먼저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씨가 욕을 하며 나를 밀치고, 머리채를 잡고 휘둘렀다”고 말한 구하라는 집안의 부서진 집기와 멍든 전신의 사진을 공개했다. 또 디스패치 측은 최씨가 집을 나가며 구하라에게 "연예인 인생 끝나게 해주겠다"고 협박한 후 디스패치 측에 실제로 보냈던 제보 메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구하라가 이날 공개한 산부인과 및 정형외과 진단서에는 전치 1~2주의 출혈 증상 등이 기재돼 있다. 이에 최씨는 같은 날인 17일 오후 타 매체를 통해 “더 이상 화해는 없다”고 선을 긋고 오후 9시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두해 4시간의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한때는 연인이었던 두 사람의 치정싸움이지만 이미 언론을 통한 폭로전 양상이 됐다. 폭행당한 구하라에 대한 동정 여론부터, 단순 치정싸움이 커진 데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는 여론까지 다양하다. 구하라는 이 이상의 이미지 손상을 막고 여론을 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