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박해일과 장률은 군산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박해일과 장률은 군산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기사승인 2018-10-05 17:24:03

시인인 윤영(박해일)은 예전에 좋아했던 선배의 아내인 송현(문소리)이 이혼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낀다. 술을 마시고 홧김에 군산으로 떠난 두 사람. 일본풍의 민박집에 짐을 풀었으나 송현은 윤영에게 관심을 보이기는 커녕 민박집 사장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그 와중에 민박집 사장의 딸은 윤영의 주변을 맴돌며 호감을 표한다. 영화 ‘군산:거위를 노래하다’(감독 장률, 이하 ‘군산’)은 잘 아귀가 맞지 않는 남녀의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군산이라는 도시에 가득찬 아이러니함과 정서를 함께 담아낸다. 시간을 넘나들며 영화가 담아내는 일상의 느낌. 사는 것도 순서대로가 아니듯 극은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비추어내며 인물들을 다룬다. 

5일 부산 센텀남대로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린 영화 ‘군산’ 기자회견에서 장률 감독은 “몇년 전 목포대학교에 특강을 하러 가기 위해 목포를 방문했던 것이 ‘군산’의 제작 계기”라고 밝혔다. “목포에 일제시대의 건물과 정서가 많이 남아있는 듯 했고, 그래서 생각난 것이 박해일이었다”는 장 감독은 “그래서 박해일과 같이 목포를 가 봤는데, 마땅한 배경지를 찾지 못해 박해일과 다시 군산에 갔다. 그런데 일제시대의 건물이 목포보다 더 많더라. 그래서 군산을 배경으로 영화를 찍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목포와 군산의 질감이 달라 이야기도 달라졌다는 것이 장 감독의 설명이다. 장률 감독은 “군산이라는 공간은 목포보다는 한층 부드러워 보였다. 남녀가 함께 여행을 가서 연애하고 싶은 곳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 공간을 바꾸며 영화의 정서들도 많이 변했다”며 “’목포에 간 남녀가 어떤 연애를 할까?’하고 생각하다 보니 박해일의 상대역으로 문소리도 생각났다”고 캐스팅과 스토리텔링이 함께 진행됐음을 밝혔다.


자리에 함께한 박해일은 가장 먼저 “영화 ‘경주’에 이어 장 감독님과 또다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사실 ‘군산’의 촬영에 합류한 이유는 장률 감독이 과연 군산을 배경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까 싶어서였다고. “항상 시간이 될 때마다 장률 감독님을 만나서 감독님이 무슨 이야기를 하실까 궁금해하곤 했다”는 박해일은 “그래서 목포도 따라왔고, 군산도 따라 내려가게 됐다. 군산을 본 후에 ‘또 여기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겠구나’싶었다”고 말했다. 막상 촬영지를 대한 다음에도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고.

‘거위를 노래하다’는 장 감독의 말에 의하면 중국 동포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시다. 윤영은 극중에서 약 2년동안 화교 학교에서 초등교육을 받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장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박해일이 그 시를 읊으면 재미있고 웃기는 장면이 완성될 것 같았다”며 “극 중에서 ‘거위를 노래하다’를 가지고 별달리 의도하거나 상징한 부분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에 박해일은 “상상력이 대단하고 속을 알 수 없다는 점이 장률 감독님의 매력이자 장 감독님이 선보이는 작품의 매력”이라고 화답했다.

‘군산:거위를 노래하다’는 오는 11월 개봉한다. 

부산=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사진=박효상 기자)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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