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급등에 신바람난 거래소…“황금기 왔다”

비트코인 급등에 신바람난 거래소…“황금기 왔다”

국내 5대 거래소 일일거래량 21조5800억원…코스닥·코스피 넘겨
일일 수수료 추정치만 107억원…업비트 수혜 가장 클 듯

기사승인 2024-11-14 06:00:08
13일 강남 빗썸라운지 가상자산 거래 현황.   사진=김동운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 힘입어 가상자산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이 9만달러(원화 1억1100만원)를 돌파해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다른 알트코인들의 거래량도 활발해지면서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를 지나 ‘크립토 스프링(가상자산 활황기)’가 왔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14일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55분 기준(미 동부시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40% 오른 9만4535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9만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오후 4시를 넘어서는 9만달러에서 소폭 하락한 8만9000달러선에서 오르내렸다.

미국의 대선일인 지난 5일 오전 7만 달러선을 밑돌았던 비트코인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 이후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현재까지 약 30% 급등했다. 이같은 급등세의 배경에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작용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미 대선 유세기간 가상화폐에 대한 친화적인 입장을 적극 표명해 왔다. 스스로를 ‘가상화폐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동안 알려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가상화폐 정책은 △비트코인 전략자산 보유고 신설 △비트코인·가상화폐 대통령직속자문위원회 신설 △자국 비트코인 채굴업체 지원책 △비트코인 슈퍼파워 도약 계획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개혁 및 디지털 자산 규제 정책 완화 등이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뿐 아니라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들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밀고 있는 도지코인의 경우 13일 오후 3시 기준 전일대비 18.48% 폭등한 38.26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7거래일을 보면 총 126%나 폭등했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규모가 큰 이더리움도 상승세다. 13일 오후 3시 기준 이더리움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25% 오른 3032달러(424만원)에 거래됐다. 3000달러선을 넘은 것은 지난 8월 이후 3개월여만이다.

이처럼 가상자산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의 거래량도 급증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일 기준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지난 24시간 전체 거래대금은 21조5823억원에 달했다. 일 거래대금 20조원대는 지난 2021년 3월5일(24조4912억원)과 6일(22조6113억원)이후 3년여 만이다.

거래소별로 살펴보면 업비트가 15조515억 원(69.7%), 빗썸이 6조1643억 원(28.6%)으로 두 거래소가 총 거래대금의 98% 이상을 차지했다. △코인원 2741억원(1.3%) △코빗은 896억원(0.4%) △고팍스는 28억원(0.01%)으로 집계됐다.

이들 거래소 전체의 거래대금(21조5823억원)은 12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과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 각각 11조2902억원, 6조9233억원을 합친 금액보다 3조원 이상 많았다.

가상자산 업권에서는 ‘크립토 윈터’가 끝나고 ‘크립토 스프링’이 찾아왔다며 반기고 있다. 한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비트코인이 신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는 믿음이 강해지는 등 시장의 토대가 견고하게 쌓여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거래소들의 수수료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 기준 거래 수수료 0.05%를 단순 대입하면 5대 거래소들은 하루만에 107억원의 수수료 이득을 거뒀다.

지난 2분기에는 가상자산 시장 위축으로 국내 거래소의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반 토막 난 바 있다. 업비트의 영업이익은 3557억원에서 1596억원으로, 빗썸은 620억원에서 322억원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미 대선이 끝난 11월부터는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 내년 발표될 4분기 실적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현 시점에서 수수료로 인한 이득은 업비트가 가장 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빗썸과 코인원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원은 지난 10월2일부터 약 한달 간 선착순 고객 2만명을 대상으로 30일 간 1000만원까지 무료로 거래할 수 있는 ‘수수료 얼리버드 티켓’을 제공하고 있으며, 빗썸의 경우 ‘수수료 쿠폰’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수수료 이득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가상자산에 대한 장기적인 긍정 전망이 있는 만큼 점유율 확보가 선제적인 과제로 남아있다”며 “장기 거래를 이어나가는 고객을 먼저 확보해야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점유율 경쟁이 연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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