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포고령 안에 ‘48시간 이내 전공의 복귀’, ‘대정부 투쟁 활동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어 의료계의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전격적으로 계엄령을 선포한 직후, 계엄사령관 박안수 육군대장은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를 발표했다.
포고령 5항은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안에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 ‘계엄법 제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따라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14조(벌칙)에 의해 처단한다’는 항목도 포함됐다.
이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반민주적 행태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한 번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돌아갈 곳은 없다”며 “이번 비상 계엄으로 인해 무고한 국민들이 다칠 경우 의사로서 언제 어디서든 최선을 다해 국민을 치료할 것이다. 독재는 물러나라”라고 전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거부한다. 즉각 퇴진하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부정한 권력을 폭력으로라도 지켜보려는 파렴치한 행위이며 반민중적 반민주적 정권임을 스스로 밝히는 용서할 수 없는 폭거다”라고 비판했다.
일부 교수들은 전공의를 지지하고 나섰다. 김승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계엄사령관이 전공의는 48시간 이내 복귀하라고 명령을 내렸고 위반 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한다”며 “퇴직 전공의 한 명이라도 해를 입는다면 그날로 나도 사표를 던질 것”이라고 했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의 대변인도 계엄사령부를 향해 “사직 처리된 과거 전공의들은 각자의 위치를 지키고 있으니 절대 피해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할 것을 전달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과 관련해 의사 회원들의 안전 도모와 피해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