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강태오 "스타성과 연기? 뗄 수 없지만 도전이 우선"

[쿠키인터뷰] 강태오 "스타성과 연기? 뗄 수 없지만 도전이 우선"

기사승인 2018-10-16 12:13:35

‘명당’(감독 박희곤)속에서 말을 더듬다가 위기의 순간, 갑자기 청산유수로 돌변하는 원경을 본 관객들은 모두 ‘누구지?’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 봤을 것이다. 익숙한 얼굴이긴 한데, 신선하기도 하고.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의 멤버이자 각종 방송활동으로 이미 이름을 알린 강태오다. 최근 쿠키뉴스와 만난 강태오는 원경에 대해 “특수한 역이다 보니 도전 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책을 읽다 보면 꼭 주연이 아니더라도 인상깊은 역할이 있잖아요. 원경이란 역할이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오디션을 네 번이나 봤고, 대본 리딩 직전까지도 제가 원경을 맡을 수 있을지 아닐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꼭 맡고 싶어서 간절히 기다렸어요. 운 좋게도 관객들게 원경이로 인사할 수 있게 됐죠.”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는 이미 서강준, 공명 등의 멤버 덕에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강태오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동남아 쪽에서는 ‘베트남 프린스’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오늘도 청춘’이라는 한국-베트남 합작 드라마로 현지 브라운관에 눈도장을 찍었는데, 그 때부터 왕자가 됐다. 

“서프라이즈 멤버들이 잘 돼서 이슈와 관심몰이를 함께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팀으로 이름을 알린 덕분에 더 시너지 효과가 난달까요. 가끔 주변에서 ‘다른 멤버들은 다 단독 주연으로 이름을 높였는데, 너는 조급해지지 않니?’라는 이야기도 들어요. 하지만 저는 스타성이나 인기를 누리는 것보다는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하고 싶은 욕심이 커요. ‘명당’도 그런 차원에서 정말 소중한 기회를 누렸고요. 최근 조급함을 느낀 적이 있긴 있는데, ‘그 남자 오수’라는 작품을 끝낸 후 처음으로 3-4개월을 쉬었어요. 그런데 푹 쉬어서 좋다는 느낌보다는 일을 빨리 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다음 일을 준비하기 위해 열심히 더 잘 쉬려고 노력했죠.”


저마다 시작점은 다 다르겠지만, 강태오는 초등학교에 다닐 시절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드라마 ‘야인시대’가 계기였다. 혼자 수십 번씩 녹화분을 돌려본 후 김두한의 액션을 따라했다. 초등학교 연극부에 들어가 소극장 공연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꿈이 더 커졌다. 

“한마디로 ‘관심종자’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하. 사람들이 저를 보고 재미있어하는 모습이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연극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했죠.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영상제작 동아리에서 꾸준히 단편을 찍었어요. 고등학교 시절 운 좋게 지금 소속사 오디션에 합격해서 원하던 길을 걸을 수 있게 됐어요.”

그러나 처음부터 순조롭지는 않았다. 지금이야 서프라이즈가 대중에게 익숙하지만, 당시 결성된 ‘배우 그룹’이라는 건 그 멤버로 택해진 강태오에게도 혼란스러운 시도였다. 연기자인데 노래와 춤도 배워야 하고, 공연도 해야 했다. 해외에서 팬미팅과 프로모션을 수행하면서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꾸준히 고민했다. 흰눈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연기가 아닌 스타성만을 중요시한 것이 아니냐 하는 시선이었다. 

“지금도 그때 활동 때문에 가수로 알고 계시는 분도 많아요. 재미있죠. 스타성과 연기의 관계에 대해 부인할 생각은 없어요. 스타성이 있어야 좋은 작품들도 더 많이 들어오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연기자로서 말해보자면, 저는 꼭 스타성이 있는 일만 하고 싶진 않아요. 제가 여태까지 해왔던 역할을 보면 짝사랑을 하거나 차이고, 연인을 뒤에서 기다리는 역할이 많았거든요. 한 가지 이미지에 머물러있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싶어요. 그러다 좋은 연기가 나와서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 스타성도 따라오겠죠.”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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