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감독 임진순)의 구조는 단순하다. 타협하지 않는 성격 때문에 복싱협회에서 잘린 기철(마동석)은 군 단위 시골마을 소재 여고의 체육교사이자 학생주임으로 부임한다. 가장 큰 일이래 봐야 학생들 공납금 미납 채우는 것이 다인 그의 눈에 실종된 친구를 찾는 유진(김새론)이 눈에 띈다. 유진은 어느 날 아르바이트를 갔다가 사라진 친구 수연(신세휘)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다 우연히 수연의 흔적을 찾아 들어간 곳은, 술집이다. 그것도 여성 도우미가 동반되는.
기철은 친구를 찾는다는 명목 하에 위험한 짓을 일삼는 유진이 신경쓰인다. 게다가 유진이 한 번 납치 당할 뻔 한 이후로는 더더욱 유진이 걱정된다. 결국 수연의 실종신고를 도와주지만 선거가 한창인 기간이라 경찰들은 애써 수연의 사고를 묻으려고만 한다. 그러던 중, 기철의 눈에 띈 것은 학교의 미술교사 지성(이상엽). 지성이 여자 화장실에서 나오는 것을 우연히 본 기철은 이후 여자 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를 발견한다. 그리고 점점 사라진 수연의 실마리도 잡히기 시작한다.
‘동네사람들’은 마동석의 캐릭터에 온전히 기대어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 외부에서 만들어진 마동석의 친근한 무적 캐릭터는 극중에서 관객의 ‘사이다’가 되어준다. 그러나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마동석은 자신이 해야 할 일들, 예컨대 나쁜 놈들을 주먹으로 응징하는 것이나 영화가 은닉한 범죄 추적을 성실히 해낸다. 그 과정에서 마동석이 보여주는 선입견 타파나, 까칠한 여고생에게 다가가는 법 또한 오롯이 기철이 아닌 마동석의 것이다.
악역도, 여고생도, 마동석도 모두 관객이 예상한 그대로의 노선을 편안하게도 따라간다. 고민이 없다. 고민이 없으니 막힘도 없다. 순탄한 흐름은 영화의 장점일까 단점일까. 관객들은 때로 영화 속 배우와 캐릭터를 완전히 분리해내지 못하곤 한다. ‘동네사람들’은 그런 관객들에게는 아주 편안한 영화일 것이다. 마동석에게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한 이야기니까. 하지만 마동석에게 색다른 것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는 기대 이하의 영화가 될 것이다.
주인공을 맡은 마동석 또한 자신이 영화의 최대 강점이자 약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29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동네사람들’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마동석은 “(내 배역 중)같은 이미지의 캐릭터가 많다는 얘기를 10년 전부터 들었다”면서 “그래도 마동석화한 캐릭터를 원하는 감독이나 제작자가 있다면 거기에 맞춰서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이 이 영화에 임한 이유를 밝혔다.
덧붙여 마동석은 “마동석화된 캐릭터가 아니라 다른 캐릭터를 할 생각이 없냐고 묻는다면 ‘있다'다. 현재 다른 장르, 색다른 영화도 준비 중이다”라며 “저는 공격, 수비 등 뭐든지 다 잘하는 배우가 아니다. 한 걸음 한 걸음씩 제가 잘하는 부분을 연마하고 실전 경험을 쌓으면서 조금 더 좋은 배우가 되려는 과정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동네사람들‘은 다음달 7일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