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다음달 초 국내 시중은행 한 곳에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제3자 제재)을 가할 수 있다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 국가와 거래를 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정부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것을 말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증권가를 중심으로 다음달 초 미국이 국내 시중은행 한 곳을 대북송금과 관련해 제재할 것이라는 ‘지라시’가 전파됐다.
지라시에는 미국 재무부가 다음 달 6일 중간 선거 직전에 국내 시중 은행 한 곳을 상대로 '세컨더리 보이콧'을 행사할 예정이며 이 이 사실을 미리 파악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고 있어 증시가 폭락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재무부가 국내은행들에게 대북제재를 준수하라고 요청한 것도 세컨더리 보이콧의 사전 행보라는 내용이다.
정부는 이같은 루머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절차적으로도 루머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
통상 미국이 제재를 하려면 기본적인 조사기간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선 조사기간이 2~3년까지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제재를 위해서는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계좌를 특정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하는데 아직 그런 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정부의 설명이다.
특히 정부는 미국이 제재를 하기 앞서 관례상 관련국 감독기관에 사전 통보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감독기관에 전달된 연락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이에 정부 일부 관계자들은 최근 증시 상황과 맞물려 작전세력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같은 루머가 확산된 이후 전날 은행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KB금융은 2850원(5.52%) 하락한 4만8750원에 마감했으며. 하나금융지주(-4.81%), 신한지주(-4.40%), 우리은행(-4.35%), 기업은행(-3.36%)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