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를 통한 투자자금 모집에 대한 규제를 사모펀드처와 같이 간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보다 결성 절차가 간소하고 금융당국의 감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홍익대 홍기훈 교수는 7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대안금융 현황과 과제 정책 심포지엄에서 “가상화폐공개(ICO)는 자본조달 형태로 봤을때 사모펀드 투자와 비슷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교수는 “금융권에서는 ‘대부분 사기일 확률이 높다’, ‘위험이 너무 크다’, ‘벤처캐피털(VC)나 창업초기 벤처기업을 발굴해 자금을 조달해 주는 엔젤투자가 있다’ 등의 이유로 ICO를 진지하게 보지 않고 있다”라면서 “그러나 이미 ICO의 자본조달 규모가 VC의 규모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ICO의 본질은 엔젤 단계의 창업자가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로 사모 투자를 받기 위한 것”이라면서 “금융당국이 ICO를 허용하게 되면 규제 방안을 사모펀드 투자와 같은 형태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홍 교수는 ICO와 기업공개(IPO)는 상이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IPO는 창업자를 비롯한 초기 투자자들이 기업의 소유권을 대중에게 공개적으로 매각하고 이미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이 성장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자본을 조달한다는 측면에서 ICO와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ICO는 검증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 구현을 위해 자본을 조달하는 것이지 소유권을 파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선위원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ICO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가 이달 중에 나올 것“이라며 ”(금융감독원에서) 마무리되면 실태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부터 금융감독원은 ICO를 실시했거나 준비 중인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던 것.
하지만 김 부위원장은 ICO 허용에 대한 당국의 입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김 부위원장은 “(실태조사는)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해 보자는 것이다. 정부 입장을 확정해서 발표하겠다는 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