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등을 통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로 꾀어 사회 경험이 부족한 20대들을 고의 교통사고 보험사기극에 끌어 들인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보험사기 모집총책 A(23) 씨 등 18명을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위반 등으로 구속하고, 나머지 3명과 이들로부터 돈을 받고 보험사기에 가담한 254명, 이들 조직에 명의를 빌려준 3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 등은 2014년 5월 말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후 더 많은 보험금을 타낼 수 있고, 한 사람이 사고 보험금을 여러 번 타낼 경우 보험사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SNS에 모집 광고를 냈다.

이들은 SNS에 ‘용돈 벌이할 사람’을 모아 “그냥 차에 앉아만 있으면 된다. 나중에 보험사나 경찰 조사 시 같이 놀러 가고 있었다거나 자고 있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면 된다”며 일명 ‘마네킹’을 모집해 범행에 가담시켰다.

이렇게 4~5명이 함께 렌터카로 다른 차량을 상대로 고의 사고를 낸 후 렌터카 회사에 수십만 원의 면책금을 주고 보험사로부터 수백에서 1000만 원 이상의 보험금을 타내 ‘마네킹’들에게는 10∼20만원씩만 주고 나머지는 모집책이 챙겼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보험사와 경찰 등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를 빌려 보험금을 신청하는 등 이 같은 수법으로 180차례 고의 사고를 내고 보험사 12곳으로부터 보험금 명목으로 11억3000만 원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보험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사고현장에 온 보험사 직원을 위협 하거나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겠다’고 압박하고, 치료비가 많이 나오는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 같은 보험사기 수법은 그대로 확대 재생산돼 보험사기에 단순 가담한 뒤 쉽게 돈을 번 20대들은 이 범행을 모방하고 또 다른 ‘마네킹’을 모집해 자신들이 보험사기 모집책이나 설계자가 돼 범행을 주도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강민한 기자 kmh010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