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4조5000억원 분식회계, 상처뿐인 개미 투자자들

삼성바이오 4조5000억원 분식회계, 상처뿐인 개미 투자자들

기사승인 2018-11-15 03:00:00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고의성이 인정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금융감독원 삼성바이오 특별감리 이후 약 2년간 지속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논란에 가슴을 졸여온 투자자들에게는 거래정지와 함께 상장폐지 심사라는 최악의 결과가 주어졌다. 

증권선물위원회는 14일 삼성바이오의 2015년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심의결과 고의성을 인정하고 대표이사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원 부과와 함께 회계처리기준 위반 내용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 당시부터 바이오젠과 공동지배 상태의 기업이었으나 삼성바이오는 이를 올바르게 회계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또 삼성바이오가 2015년도만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지배 상태로 보고 지분법을 적용해 공정가치 평가를 한 것은 고의적인 분식회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증선위의 결정에 따라 삼상바이오는 당분간 주식매매거래 정지와 함께 상장실질심사를 받게됐다. 심사를 통해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이다.

◇낮은 상장폐지 가능성, 기업개선 기간 부여될 듯 

약 2년간 지속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논란으로 투자자들은 마음을 졸여왔다. 금감원의 조치사전통지서와 삼성바이오 내부 문서 공개로 주가가 급락한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증선위의 이날 결정으로 거래소는 삼성바이오에 대한 거래를 즉시 정지했다. 거래소는 앞으로 15영업일 이내에 삼성바이오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는지 결정하게 된다. 추가 조사가 필요할 때는 15일까지 연장할 수도 있다.

거래소가 삼성바이오의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따져본 후 실질심사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면 거래는 빠르게 재개된다. 이와 달리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되면 기업심사위원회를 통해 상장폐지나 기업 개선을 요구받게 된다.

삼성바이오는 현재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삼성바이오가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될 경우 기업심사위원회는 삼성바이오의 기업개선 기간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바이오의 미래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코스피 시총 상위 기업의 상장폐지에 따른 여파를 시장이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용범 증선위원장도 “상장폐지 가능성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아직까지 실질심사 대상 기업 가운데 상장폐지된 기업은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거래재개 기간, 자금 묶여버린 개미 투자자들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 가능성이 낮다고 해도 투자자들의 고민은 있다. 거래중지가 최대 2년 이상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 투자한 자금은 그 기간 동안 묶이게 된다.

삼성바이오가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삼성바이오는 기업 개선 계획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게된다. 위원회는 기업이 제출한 계획서를 바탕으로 기업 개선 기간을 최대 1년까지 부과할 수 있다. 회사가 원할 경우 1년을 추가할 수도 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에 대해 심의한 결과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처리해 공정가치로 평가한 4조5000억원을 분식회계로 봤다. 따라서 삼성바이오는 기업 개선 기간 동안 분식회계로 발생한 이익을 제외하고 기업의 재무상태를 정상화해야 한다.

분식회계에 따른 이익을 제외할 경우 삼성바이어오의 자본잠식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최소한 자본잠식 상태는 벗어나야 한다. 유가증권 상장규정 제48조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 사업보고서상 자본금 전액이 잠식인 경우 또는 2년 연속 자본금 절반 이상이 잠식인 경우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된다.

기업개선 기간이 종료되면 기업심사위원회는 삼성바이오에 대항 심사를 통해 재상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5조원대 분식회계로 1년 3개월 만에 주식거래가 재개된 바 있다.

문제는 자금력이 부족한 개미투자자들의 투자자금이 이 기간 동안 묶여 버린다는 점이다. 삼성바이오의 소액주주 지분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21.5%, 약 5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들의 자금이 1년 이상 묶여 버릴 경우 제2차, 3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금이 묶여버린 투자자들이 대규모 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례에서도 분식회계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대규모 소송에 나선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바의 미래가치가 높고 개인투자자들 비중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해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다만 매매거래가 장기간 중지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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