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속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보다 고정금리 주담대의 금리가 더 낮은 금리 역정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고정금리 주담대는 장기간 금리가 고정되는 대신 변동금리보다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주 국민은행의 변동금리 주담대의 금리는 연 3.60~4.80%인 반면 고정금리 주담대는 이보다 낮은 연 3.26~4.46%를 기록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각각 최대 0.12%p, 0.24%p 높았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주담대의 금리 역전현상이 벌어진 것은 고정금리 주담대는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금리를 정하는 데 금융채 금리에 크게 영향을 주는 미국 국채 금리가 최근 크게 하락한 것이 원인이다. 금융채 금리는 주로 미국 금리에 연동되고 지난 28일(현지 시각)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미 기준금리 인상 완화 발언에 미 금리가 하락한 것이 결국 국내 고정금리 주담대의 금리 하락을 불러왔다.
이와 달리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코픽스(자금비용조달지수) 금리에 따라 산출된다. 코픽스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금리 지표다. 따라서 코픽스의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주담대는 이달 18일 코픽스 지수 발표와 함께 또 다시 상승할 예정이다.
결국 당분간 고정금리 주담대가 변동금리 주담대 보다 차주에게 유리한 상황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대출 갈아타기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언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은행의 대출 조건이 달라진 만큼 대출 갈아타기에 나설 경우 대출 한도 축소에 주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 보다 고정금리가 낮아 대출자들은 대출 갈아타기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정부의 대출 규제에 따라 대출 한도 및 요건이 강화된 만큼 갈아타기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