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IPO선택, 투자자 불만 달랠까?

교보생명 IPO선택, 투자자 불만 달랠까?

기사승인 2018-12-13 05:00:00

교보생명이 창립 60년만에 상장할 전망이다. 소위 생명보험업계 빅3 중 교보생명만이 아직 상장하지 않았다. 삼성생명, 한화생명은 상장했다. 일각에선 교보생명이 지난 2015년에 기업공개(IPO) 약속을 지키지 않아 재무적 투자자(FI)를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교보생명은 지난 11일 정기이사회에서 2019년에 상장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보험업계에 유일한 오너경영자로 알려졌다. 또 자신의 경영에 간섭받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같은 이유로 그동안 교보생명은 신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섣불리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힘들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교보생명의 최대 주주인 신 회장의 지분율은 33.78%다. 특수관계인 지분(5.65%)을 포함해도 39.43%다. 교보생명의 FI들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0%를 사들였다. 이들은 2015년 말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에게 이자를 붙여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를 계약에 넣었다. 하지만 기업공개를 하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FI들이 최근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 행사를 통보한 상황이다.

1958년 설립된 교보생명의 총자산은 지난 9월 현재 107조원이 넘는다. 보유계약자는 430만명, 보유계약은 305조원에 이른다. 자기자본은 9조9000억원이다. 지급여력비율(RBC)은 지난 9월 현재 292%였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을 크게 웃돈다.

하지만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 보험이 오는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로 모두 시가로 평가되면 지급여력비율(RBC)은 기준치(100%)를 밑돌 것이라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명령을 통해 퇴출조치를 내릴 수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중인 교보생명의 기업공개가 ‘무용지물’이 될 공산이 크다”며 “교보생명의 기업공개보다 풋옵션이 자금회수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생명보험 산업은 증시에서 보여 줄만한 경쟁과 매력이 적다”며 “교보생명이 상장을 하더라고 제 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2012년 FI들이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로부터 지분 24%를 넘겨받을 당시 교보생명의 기업 평가가치는 5조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4조원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회수를 하느니, 풋옵션을 통해 주주로서의 권리와 이익을 지켜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IPO는 지난 2015년과 비슷하게 될 확률을 낮다고 업계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시장 관계자는 “지금은 IPO을 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미루면 FI들의 풋옵션 실행에 적극 나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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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kmc43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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