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3선 국회의원 출신이 17대 보험연수원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정희수 전(前)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상임위원장이다. 정 원장은 당초 지난 3일 취임 예정이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취임하지 못하고 10일 지나서 취임식을 진행하게 됐다.
보험연수원은 1965년 설립됐다. 생명·손해보험업계 임직원을 대상으로 보험전문 교육과 보험심사역 등 자격시험 업무를 담당한다.
이번 정 원장 취임으로 많은 말들이 오고갔다. 정피아(정치권 인사와 마피아의 합성어), 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 검증 절차, 보험 경력 전무 등 낙하산 인사라는 뒷말이 무성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라 할 수 있는 보험연수원 직원들은 이번 원장 취임을 무척 반기는 분위기다. 이유인즉 보험연수원장도 한 기관의 대표다. 이같은 대표가 실무진들이 하는 업무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외부에 나가 연수원을 더욱 알리고 연수원의 위상을 높이는 업무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보험연수원 관계자는 “정희수 원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다년간의 경제관련 의정 활동과 언론사 논설위원, 민간연구소, 대학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경험을 쌓은 분으로 전문성과 리더십을 두루 갖춘 적임자”며 “취임식때 최고 연수기관으로 만들겠다 포부를 밝혔는데 연수원 직원으로서 많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의 취임을 반기는 또 다른 이유는 올해 1월에 보험연수원 부원장으로 부임한 생명보험협회에서 온 A부원장때문이다. 보험연수원 원장자리가 약 6개월간 공석으로 A부원장이 원장 대행업무를 맡았었다. A부원장이 원장 대행업무를 하면서 잡음소리도 들리곤 했다.
우선 관용차를 기존 차량보다 더 좋은 차종으로 바꿔달라는 요구와, 사적이용, 그리고 보고문서를 자신이 근무했던 생명보험협회 양식으로 변경하라는 등의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A부원장은 올해 1월 14일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보험연수원 이준구 총무팀장은 “2월 중순에 새차로 바꿨다”며 차량을 바꾼 이유에 대해서는 “임원이 특별한 경우 아니면 3년마다 바뀌는게 정해져 있어 차 관리 부분 측면에서도 3년 계약기간이 끝나면 바꾼다”며 “새로 부원장이 오시면 매번 새차량으로 바꾼다”고 말했다. 바뀐 차종에 대해선 답을 하지 않았다.
임원들에게는 조직에 맞는 전문성, 리더십, 인맥, 추진력 등이 요구된다. 정희수 원장의 취임으로 임원직 개인의 편의를 위한 요구만이 아닌 연수원의 위상을 높임으로써 직원들의 떨어진 사기가 고취되기를 기대해본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