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카드사 CEO들은 카드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최대 위기를 맞은 한 해를 보냈다. 금융당국의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금리인하 등에 따른 수익성 하락으로 내년에는 카드업계 상황이 더욱 악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95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806억원과 대비 49.3%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2750억원으로 전년 대비 9.9%가 줄었다. 현대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819억원에서 1278억원으로 541억원(29.7%) 줄었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맹점카드수수료 인하와 대출 규제 등 조치가 결정적 수익악화의 영향으로 미쳤다. 이렇듯 업황이 지속적으로 힘들어지는 한편 연말과 새해을 맞아 대표 CEO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연임이 확정됐다. 앞서 3월에 취임사에서 “규모의 1등을 넘어 차별화된 1등이 되자”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수익 악화가 발생함에 있어 올해 실적 책임을 임 사장에게 돌리지 않고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임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맞춰 카드업계에서 핵심기술인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을 도입했다. 특히 올해 주력 상품으로 출시한 신한카드의 디지털 플랫폼 신한FAN페이(구 신한FAN)는 소비자들의 간편하면서도 효율적인 소비생활을 지원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또 올해 다수의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카드업계 1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역시 지난달 말 삼성그룹 인사 발표를 통해 연임이 확정됐다. 2013년 12월 이후 5년에 걸쳐 삼성카드 수장자리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계속적인 카드업계의 경영환경 악화에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내부의 여론이 작용한 덕분이다.
원 사장에 대해 당초 카드업계 내에서 지난 18년간 독점으로 제휴카드사업자 자리를 유지했던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를 현대카드에 뺏겨 교체설이 끊임없지 제기됐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이 조직 안정화를 이유로 원 사장을 유임해 겨우 목숨을 건지게 됐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역시 그룹 ‘인사 태풍’ 속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현대카드는 설립 후 처음으로 400명 수준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현대카드의 실적 악화가 정 사장의 책임만의 문제가 아닌 수수료 인하 등 정부 정책이 악재로 반영돼 카드업권 전반에 걸쳐 있다는 점이 연임에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8월 코스트코코리아의 새로운 제휴사업자로 현대카드가 선정됐다. 코스트코는 1개 국가에서 1개 카드사와만 계약한다. 한국에선 2000년부터 18년간 삼성카드가 제휴사업자였다. 이번에 현대카드가 제휴사업자로 선정돼 2019년 5월 24일부터 삼성카드가 아닌 현대카드로 사용해야 한다. 또는 현금으로 결제해야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에는 1조원의 카드수수료를 더 인하하라고 하는 한편 불안한 경제환경으로 수익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신 먹거리도 마땅치 않아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였다”며 “내년에는 카드업 환경이 악화돼 수장으로 누가 와도 어려운 상황으로 연임된 사람도, 새로 임명된 사람도 큰 과제를 떠안게 된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