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손해보험사 CEO들은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최대 위기를 맞은 한 해를 보냈다. 온라인 전용 보험 확산에 따른 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하고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가시화되자 금융당국의 즉각적인 제동 등 여러가지 악재들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2018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0% 감소한 9027억3500만원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은 4516억9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전년 동기 5252억2300만원 대비 14% 떨어졌다. 현대해상은 3573억90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했다.
최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IFRS17 시행 시기를 2021년에서 1년 연기한 2022년으로 도입시기를 유예했다. 이에 일부 중소형 보험사는 대형사와 달리 IFRS17과 관련한 회계 시스템 구축 등 이행 계획 지연과 외부 계리·회계 인력 부족 등으로 시스템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행진은 지난해처럼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황이 지속적으로 힘들어지는 한편 보험CEO들이 2019년 한 해에는 어떤 전략으로 나설지 주목된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지난해 3월에 취임했다. 기존에 삼성화재 대표이사는 외부에서 영입됐다. 하지만 최 사장은 삼성화재 전신인 안국화재 공채 출신이다. 손해보험업권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했다. 최 사장은 취임이후 판매채널 다변화와 보장성보험 확대 전략을 펴왔다. 때문에 어려운 손해보험업황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사장은 취임직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보험과 정보기술을 융합한 일명 인슈어테크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니핏, 마이헬스노트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도입하고, 종이가 전혀 필요없는 보험청약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디지털 혁신 노력이 돋보인 한 해였다.
또 지난해 동안 최 사장은 자산운용 시장의 변화에 따라 유연한 포트폴리오로 전략을 구사했다. 국내 채권 비중을 줄이고 해외채권과 기업 지분투자, 대출 등을 늘리는 방식으로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변경해 추진했다.
최 사장은 “올해 자산운용 시장은 고수익을 중심으로 한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과 투자이익 원천 다변화 등을 통해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보험은 그동안 지속한 사업구조 개선과 신성장 동력 발굴 노력의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고, 해외사업 수익구조를 안정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 자리를 꽤 차고 있다. 지난해 3월에 4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손보사 최장수 CEO 반열에 올랐다. 임기는 오는 2021년 3월까지다.
김 사장은 지난해 3월 3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보험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 해를 보냈다. 또 인슈어테크 신기술을 활용한 신상품, 서비스 발굴 및 보험업무 프로세스 혁신 등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 노력했다.
김 사장은 “인슈어테크 자산과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 모델을 창출하고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가겠다”며 “모바일 중심 고객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이철영 현대해상 대표이사는 6년간 현대해상을 이끌어왔다. 오는 3월 25일이 임기만료다. 업계 안팎에선 3연임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 대표는 활발한 해외 신 사업에 두각을 보이고 있다. 2016년 하노이에 사무소를 개설한 데 이어 이번 VBI 지분 25% 인수를 통해 베트남 신시장 진출을 위한 또 하나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에서 가장 먼저 자율주행차 전용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VBI의 높은 성장잠재력과 현대해상의 보험업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전략적 협력관계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VBI의 지속적인 성장과 베트남 보험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국내경기는 내수부진과 수출 증가세 감소로 세계경기 보다 뚜렷한 둔화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손해액·사업비 관리 강화, 판매채널 효율성 제고, 자산운용 이익 확대 ▲보유계약 관리 강화, 가치중심 성과관리체계 도입, IFRS17·K-ICS 시행 적극 대응 ▲혁신 상품·서비스 개발, 디지털 업무 혁신 가속화, 신성장 사업 발굴 및 추진 ▲소비자보호 활동 강화로 정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해 내실 성장을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