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이 해외 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당초 박 의원은 “때린 게 아니라 손사래에 가이드가 맞았다”며 폭행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져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안동 MBC가 입수해 공개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보면 버스 뒷자리에 누워 있던 박 의원이 갑자기 일어나 앞쪽 자리에 있던 가이드에게 다가갔다.
박 의원은 다짜고짜 오른손 주먹으로 가이드 얼굴을 때렸다. 가이드는 몸을 숙이고 얼굴을 감싸 쥔 채 고통스러워했지만, 박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주먹질을 하고 팔을 비트는 등 폭행을 이어갔다.
박 의원이 가이드를 폭행하는 동안 버스 안에 있던 다른 의원들은 그저 구경만 할뿐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뒤늦게 이형식 의장이 박 의원을 제지했지만 박 의원은 이 의장마저도 밀쳐 넘어뜨렸다.
약 4분여간 이어진 폭행에 가이드가 직접 911에 신고 전화를 했다. 그제야 다른 의원들은 “끊고 이야기 좀 하자. 끊어 보라” 등을 말하며 가이드의 신고를 말렸다.
이날 박 의원에게 폭행당한 가이드는 안경이 부서졌고 얼굴에 피를 흘리며 응급실로 이송됐다.
예천군 의원 9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은 지난달 20일부터 7박 10일 동안 미국 동부와 캐나다로 연수를 다녀왔다. 전체 연수비용은 6188만원이다.
박 의원은 연수 나흘째인 지난달 23일 오후 6시께(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다른 곳으로 가기 전 버스 안에서 주먹으로 가이드 얼굴을 폭행했다.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에 나선 예천경찰서는 가이드에게 폭행 관련 서명 질의서를 보냈다.
또 가이드에게서 받은 병원 치료 차트를 분석해 폭행 정도를 확인하고 있다. 가이드는 경찰에 진단이 3주 정도 나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지난 8일 연수를 다녀온 의원 8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박 의원의 사퇴와 해외연수제 폐지 등을 요구하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또 정의당 경북도당은 해외연수 경비 전액을 반납하고 한국당 소속 의원 7명을 제명하라고 요구했다.
예천=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