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명품 없다” 입국장 면세점…앙꼬 없는 찐빵 되나

“담배·명품 없다” 입국장 면세점…앙꼬 없는 찐빵 되나

기사승인 2019-01-12 00:30:00

면세업계의 숙원이던 입국장 면세점이 오는 5월 인천공항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매출이 가장 높은 담배와 명품 판매가 불가능해 ‘앙꼬 없는 찐빵’이 될지 모른다는 반응이 여전하다. 아울러 ‘머니파워’가 약한 중소·중견업체가 운영 대상인 만큼, 임대료가 얼마로 책정될지도 관건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입국장 면세점의 규모 및 취급 품목을 결정하기 위해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의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입국장 면세점에 대한 중소·중견업체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시티플러스, SM, 엔타스, 듀프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4월 말 사업자 선정을 거쳐 5월 말부터 입국장 면세점 운영을 시작할 방침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입국장 면세점의 여러 한계점도 여전하다. ‘알짜배기’ 품목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담배는 국내 시장 교란 우려로 판매가 제한됐다. 검역이 필요한 과일, 축산가공품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상품 중 일정 품목은 중소기업 제품으로 채워야 한다. 그나마 술과 화장품에서 매출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기내 면세점, 출국장 면세점과의 경쟁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명품 취급이 불가능한 것도 한계로 꼽힌다. 작은 공간에 마련되는 입국장 면세점에 명품 브랜드들이 관심을 보일 리는 만무하다. 현재 공항에 확보된 입국장 면세점 공간은 약 100평 규모다. 출국장 면세점 5160평에 비교하면 상당히 작다.

한 대형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은 상품 경쟁력을 통해 성패가 갈린다고 봐도 무방한데, 입국장 면세점은 제한 품목이 많다”면서 “단순한 기념품점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임대료가 얼마로 책정될 것인지도 관건이다. ‘머니파워’가 약한 중견 중소 면세점에 과도한 임대료를 책정할 경우, 이들이 과연 입찰에 나서겠느냐는 것이다. 매출이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자칫 무리한 모험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처음부터 높은 임대료를 부르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입국장 면세점 사업이 어느 정도 안착됐다 생각하면 그때부터 임대료를 올려 나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선 중소·중견업체가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다 오히려 된 서리만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출국장 면세점과의 경쟁이 사실상 어려운 데다, 매출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높은 임대료만 지출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이 존재한다. 중소 ·중견업체에서는 확장할 수 있는 기회지만, 한편으로 고민도 되는 것이 현실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입국장 면세점’이 효과를 보려면 내국인 면세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반응도 고개를 든다. 현재 내국인 면세한도는 600달러다. 중국은 720달러, 일본은 1755달러로 우리보다 3배가량 많다. 기획재정부는 현재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일본과 중국의 중간 수준인 1000달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올해 입국장 면세점이 문을 열면 국내 면세시장은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중국 단체 관광객 귀환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어 기대를 더한다. 물론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따이공 의존도와 면세점 간 빈익빈 부익부 심화, 올해 시행된 중국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여전히 변수인 상태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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