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재계에 고용과 투자, 상생협력을 주문하는 한편 첨단기술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기업인들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우리 경제의 최대 당면 현안”이라면서 “일자리 문제에 특별한 관심 갖고 고용 창출에 앞장서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300인 이상 대기업이 우리나라 설비투자의 85%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주요 기업들이 주력산업 고도화와 신산업을 위해 꾸준히 투자를 해줬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전체 설비투자가 감소세로 전환한 아쉬움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기업이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올해 우리 정부의 목표”라면서 “정부내 전담 지원반을 가동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적극적인 사업 발굴과 투자에 더욱 힘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연구개발 예산 지원을 통해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첨단기술 사업화에 대한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수소경제와 미래자동차, 바이오·에너지사업, 비메모리 반도체, 5G 기반 사업 등이 신성장동력으로 온전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신산업과 신기술, 신제품에 더 많은 투자를 바라마지 않는다”면서 “혁신은 기업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며 우리 경제를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바꾸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확대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상생 결제가 최초로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공정한 성과 배분의 희망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도 “상생 협력이 시혜 조치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발전 전략 관점에서 적극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업운영이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규제혁신에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형 규제박스가 시행되면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혁신도 신속히 이뤄질 것”이라면서 “정부는 또 신기술, 신사업의 시장 출시와 사업화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세계경제 둔화와 함께 우리 경제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면서 “그러나 정부와 기업, 노사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얼마든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의 활력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한국경제의 큰 흐름과 전환을 이끌어 왔다. 새로운 산업과 시장 개척에 여러분이 앞장서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올해 여러분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현장의 어려움을 신속하게 해소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 이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사회로 열린 토론에서는 기업인과 청와대·정부·여당이 현안을 토론하고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 황창규 KT 회장은 5G 네트워크와 인프라 현황과 함께 개인정보보호 규제와 관련된 애로 사항을 건의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법안 추진 방향을 문 대통령에게 질문했다.
토론이 끝난 이후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가진 뒤 박용만 회장과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총수, 경제단체장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문 대통령이 새해 들어 기업인들과 대화에 나서는 것은 지난 7일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행사는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 때와 마찬가지로 사전에 정해진 시나리오 없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기업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 허창수 GS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 22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중견기업에서는 정몽원 한라 회장, 손정원 한온시스템 대표, 우오현 SM그룹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39명이 자리했다.
이밖에 대한상의와 지역상공회의소 회장단 67명도 자리했다. 참석 기업 명단은 대한상공회의소의 추천으로 대기업의 경우 자산순위 25위까지를 대상으로 진행핸다. 다만 24위인 한국투자금융은 회장·부회장이 해외출장 중인 관계로 26위인 효성그룹이 참석하게 됐다.
자산순위가 25위 내에 들지만 갑질논란과 횡령·배임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한진그룹과 부영그룹, 대림산업은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