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증인신문이 불발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는 16일 오후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속행 공판을 열고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을 증인 신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전 사장은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법원은 김 전 사장의 주소지로 소환장을 보냈으나 ‘폐문부재’로 제대로 송달되지 않았다. 

김 전 사장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김 전 사장의 증언은 이 전 대통령이 유죄 선고를 받는 근거가 됐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김 전 사장의 불출석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 변호사는 “법원 집행관이 증인 집에 가도 가족조차 없었다는 이야기”라며 “이건 의도적으로 피한다고밖에 생각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면전에서 종전의 진술을 유지할 자신이 없어서 안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항소심에서 증인 신문이 무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일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던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도 폐문부재로 소환장이 전달되지 않았다. 또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비서관과 권승호 전 다스 전무도 증인 출석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진술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