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을지면옥과 양미옥 등 서울 청계천·을지로 일대의 ‘노포’들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재개발 계획을 다시 세우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6일 신년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재개발로 을지면옥 등 노포들이 사라진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가능하면 그런 것이 보존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는 방안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마구잡이식 재개발에 대한 성찰도 언급됐다. 박 시장은 “과거의 문화, 예술, 전통, 역사 등을 도외시했던 개발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역사적인 부분, 전통적으로 살려야 할 부분은 잘 고려해서 개발계획 안에 반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천 일대 상인들이 터전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인들 주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공구상가, 조명상가, 문방구에 이르기까지 도심 산업의 근거지가 있는데 이걸 없앤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제가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새로운 대안을 발표하도록 이야기했다. 지금 준비 중인 과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청계천·을지로 일대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100층짜리 초고층 빌딩을 세우겠다고 발표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산됐다. 지난 2014년 서울시는 해당 지역 일대에 아파트와 업무시설 등 40만㎡ 규모의 복합단지를 조성하기로 계획을 틀었다.
이로 인해 해당 구역에 밀집해 있던 기계, 공구, 전기, 금형 사업장과 을지면옥·양미옥 등 유명 음식점이 철거 위기에 놓여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