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재가동 여부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정부는 장고를 거듭하며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은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1일 “남조선 당국이 말로만 북남선언 이행을 떠들고 실지에 있어서는 책임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성공단 재가동 여부와 관련 “남측은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는 식의 모호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며 “외세에 기대어 민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행위”라고 질타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전날인 20일에도 개성공단 재가동을 촉구하며 남측을 비판하는 기사 또는 사설을 게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조건 없는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라는 수식도 붙었다.
다만 남측에서 재가동을 위한 움직임은 지지부진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재가동 여부에 대해 “국제 제재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의 경공업 제품 수출에 대한 제재를 결의했다. 의류 등 경공업 제품은 개성공단의 주요 생산품이다. 제재 해제 없이는 수출 자체가 막힐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역시 유효한 상황이다.
남측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의 방북 신청에 대한 답변은 유보됐다. 통일부는 지난 14일 “방북 요청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답변을 미뤘다. 이후 열린 한미 워킹그룹 대면회의에서도 개성공단 기업인에 대한 방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 측이 사안을 거론하자 미국 측에서 “화상 회의에서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북·미간 협상 동향을 보며 오는 25일까지 방북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개성공단 기업인 측은 “정부의 긍정적인 대답을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한용 개성공단 기업협회 회장은 “정부의 답변을 진중히 기다리고 있다”이라며 “북한과 미국이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하며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는 개성공단 기업인의 방북을 승인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방북 신청은 이번이 7번째다. 이들은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후 6차례나 방북을 신청했으나 모두 거절됐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