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무인결제 시스템과 AI(인공지능)을 현장에 반영하면서 ‘스마트 시대’를 구체화하고 있다.
◇ “사람 없어도 척척” 무인화 나서는 유통업계
유통업계는 현재 무인시스템 도입 이후 적용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비대면 접촉을 선호하는 고객과 급격한 최저임금·주휴수당 등 고정비용 증가에 따른 부담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장 무인 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인 곳은 전국 1350여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롯데리아다. 롯데리아는 현재 61%에 달하는 825개 매장에서 ‘키오스크’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키오스크란 그래픽과 통신카드 등 멀티미디어 기기를 활용하여 음성서비스, 동영상 구현 등 이용자에게 효율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을 뜻한다. 통상 유통·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무인 결제시스템을 떠올리면 쉽다. 매장·직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보통 키오스크 한 대가 1~3인의 역할을 소화해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휠체어를 탄 고객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키오스크 화면에 전용 메뉴를 더했다. KFC는 지난해 전국 196개 매장 중 스키장과 야구장 등 특수매장을 제외한 모든 매장에, 버거킹은 전체 매장 중 67%에서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 접점이 많은 편의점 업계에서도 다양한 무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CU는 2017년부터 스마트폰으로 결제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셀프 결제앱 ‘CU Buy-Self’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유인매장으로 운영하다가 심야시간과 주말 등 방문자 수가 줄어드는 시간대에는 무인매장으로 전환되는 하이브리드형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손바닥 정맥 인식 시스템을 도입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현재 4곳 운영하고 있다. 자판기형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도 시범운영 중이다.
이마트24는 2017년 9월부터 상권별로 점포를 선정해 무인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용카드로 본인 인증 후 출입이 가능하며, 매장 내 셀프계산대를 통해 고객이 스스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GS25는 ‘스마트GS25’ 무인점포를 시범운영 중이다. 안면인식 결제가 가능하고,스마트스캐너가 5~6개에 달하는 상품을 동시에 읽어 편의성을 높였다.
대형마트는 최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셀프 계산대를 들여놓으며 기계가 빠르게 사람을 대체하는 추세다. 이마트에서는 60여개 점포에서 350여대의 무인계산대를 운영하며 많은 고객들이 무인 계산대를 향하고 있다.
◇ 정보제공부터 편의까지... 생활에 스며든 ‘AI’
쇼핑·여가 부문에서는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자체 쇼핑 어플리케이션 내 AI를 활용한 음성검색기능을 도입한다. 단순한 키워드 위주의 음성 명령에서 진일보해, ‘도시적인’, ‘시크한’, ‘러블리한’ 등 취향에 근거한 표현도 처리할 수 있다. 음성검색기능을 통해 고객데이터가 축적되면 올해 1분기에는 취향검색 카테고리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전략적 협력 협약을 체결해 무인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이를 통해 2020년 오픈 예정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가칭)에는 세계 최초의 무인 자동화 매장인 ‘아마존 고’의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저스트 워크 아웃은 소비자가 쇼핑을 마무리한 뒤 그냥 매장을 걸어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을 이용한 무인 슈퍼마켓은 물론 드론을 활용한 야외매장 내 식음료 배달, 아마존 인공지능을 활용한 무인안내 시스템 구축 등에 나선다.
롯데홈쇼핑은 2017년 AI기반 챗봇 서비스 샬롭을 도입했다. 샬롯은 한국IBM의 인지 컴퓨터 기술인 ‘왓슨’을 활용한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다. 롯데홈쇼핑 모바일 앱 우측 하단에 위치한 샬롯 아이콘을 클릭한 후 채팅 창에서 일상 대화체로 질문을 입력하면 해당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1:1 문의를 비롯해 홈쇼핑 업계 최초로 방송 편성표를 기반으로 편성 조회 서비스도 도입했다.
호텔 역시 적극적인 AI 서비스 도입에 나서고 있다. 노보텔 앰배서더 더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AI를 적용했다.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은 객실 331실, 레지던스 192실, 총 523실 규모로 모든 객실에 KT의 호텔 전용 단말기인 ‘기가지니 호텔’이 비치돼 있다. 기가지니 호텔은 음성 또는 터치로 조명과 냉난방 제어, 객실비품 신청, 호텔 시설정보 확인, TV 제어, 음악·영상 감상을 할 수 있다.
실내온도 조절을 위해 리모컨을 사용하거나 온도조절기를 조정해야 했던 기존 호텔과 달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는 침대에 눕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음성으로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화나 AI 역시 스마트 혁신이라는 궤를 같이한다”면서 “시스템 도입 이후 사용자가 늘어나 누적데이터가 커질수록 더욱 정교한 타깃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한전진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