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이 “기존의 틀과 형태를 무너뜨릴 정도의 혁신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2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19 상반기 LOTTE VCM’에 참석한 신 회장은 “생존을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예측과 상황별 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을 포함한 경영진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해 상반기 VCM 이후 1년만이다. 이날 자리에는 각 계열사 사장단, BU와 지주 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신 회장은 도덕경에 나오는 ‘대상무형(大象無形)’을 언급했다. 미래시장의 변화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무한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5년·10년 뒤 어떠한 사회가 될 것이며 그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 회사가 될 것인지에 대해 각 사 대표이사들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를 위한 명학한 비전과 구체적 전략, 시장 변화와 경쟁사에 대한 대응전략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만일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면 심각한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장전략 수립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따. 신 회장은 “최근 그룹 내 투자가 시기를 고민하다 타이밍을 놓치거나 일시적인 투자만 하는 등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며 “명예회장님은 매출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잘하고 있는 사업도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하고, 투자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부진 사업에 대한 합리화 작업도 언급했다. 신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뉴비전 발표 이후 과감한 전환과 부진사업 정리로 글로벌 시총 1위로 올라선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우리도 혁신을 계속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성장이 가능한 영역에 집중해야 하며, 사업 합리화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혁신자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으려면 혁신속도, 고객 니즈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여부, 후발주자의 전략과 그 영향도를 늘 체크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산업을 파괴하고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있는 산업파괴 기업을 언급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우리도 기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더 공격적인 전략으로 먼저 새로운 영역을 찾고 기존 플레이어를 제압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가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의 실행도 촉구했다. 신 회장은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롯데는 IT 투자율도 더 높여야 하고 투자 분야도 한정적”이라면서 “롯데만의 자산인 빅데이터와 오프라인 매장, 물류 인프라 등을 확장해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외에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인재투자와 일하는 문화혁신을 당부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소극적으로 현실 안주에 빠지는 순간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과감히 도전하고 변화하는 문화를 만들어달라”면서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윤리경영, 투명경영을 통해 사회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자”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