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시중은행에서 때 아닌 행우회 자회사 대표자리를 두고 잡음이 나고 있다. 특정 계열 출신에게도 행우회 자회사 대표에 선임될 기회를 달라는 요구를 두고 논란이 발생한 것.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A은행 행우회에서 출자해 설립한 B사의 대표선임이 지연되고 있다. 현 대표를 대신할 차기 대표 선임이 난항에 빠진 상황이다.
B사는 A은행 행우회가 1994년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A은행의 물류관리·배송, 시설유지관리 및 시공, 자산관리 및 임대사업 등을 위탁받아 처리하는 회사다. B사 대표는 그동안 A은행의 부행장급 인사에게 퇴직 후 전관예우 차원에서 배정되거나 금융그룹 CEO급 자리로 이동하기 전에 잠시 들렸다 가는 자리였다.
현 대표 L씨는 A은행 모 부행장의 뒤를 이어 2014년 B사 대표로 선임된 후 5년째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부행장급이 B사 대표로 선임될 경우 최장 4년 정도의 임기를 보장해 준다는 A은행 관계자의 발언을 고려하면 임기가 1년 이상 넘어간 상황이다.
B사의 차기 대표 선임이 지연되는 이유는 내부 임원들 간의 자리싸움 때문으로 알려졌다.
A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특정 계열 출신 임원들에게 행우회 자회사 대표자리를 공유하겠다는 약속이 있었지만 이후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B사 대표는 A은행 중에서도 진골 출신 인사들이 독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B사 대표를 지낸 L 전 부행장보, C 전 부행장, C 전 부행장, L 전 부행장은 모두 현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과 같은 계열 출신이다.
이와 관련 A은행은 B사의 경우 행우회에서 운영하는 만큼 은행과 별개라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A은행 관계자는 “행우회 자회사 임원선임은 행우회에서 결정할 일이며, A은행과는 별개의 문제”라면서도 “B사가 A은행 행우회에서 출자해 설립한 만큼 현재는 A은행 특정 계열 출신만 선임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같은 논란에 은행권 관계자는 “서로 다른 은행이 하나로 합쳐지면 다양한 불만이 나오게 된다. A은행도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는 불만을 다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기존 두 은행 출신 은행원들이 통합은행 출신으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