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부자들은 부동산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은 28일 부자보고서를 통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고객 9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자산 중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53.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보다 2.5%p 상승한 수치다.
부자들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 48%에서 2012년 45%, 2013년 44%까지 떨어진 이후 2014년을 기점으로 47%를 기록하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후 2016년 50%, 2017년 51%, 2018년 53%까지 점차 늘어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강남 3구를 포함한 서울 및 수도권 거주 응답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증가한 반면 지방 거주 응답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지난해 보다 5% 늘어난 53%를 기록한 반면 지방에 거주하는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46%에서 43%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원인이 서울 및 지방간 부동산 가격 양극화 현상이 일부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실제 KB부동산 통계정보에 따르면 2018년 아파트매매지수 증가율은 전국이 3.0%인 가운데 서울 13.6%, 수도권 6.8%을 기록한 반면 6대 광역시는 0.6%에 불과했다.
향후 부동산 경기에 대해서도 서울지역의 경우 현 상태로 유지된다는 답변이 46%에 달했지만, 지방 부동산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2%가 침체될 것으로 답변했다.
총자산 규모가 증가할수록 부동산 투자 비중도 높아졌다. 10~30억원 미만은 40.4%의 부동산 투자 비중을 보였고, 30~50억원 미만은 53%, 50~100억원 미만은 53.3%, 100억원 이상은 전체 자산의 55.1%를 부동산에 투자했다.
부자들의 부동산 투자처는 상업용부동산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그 다음 거주목적주택, 투자목적주택, 토지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직전 조사 대비 상업용부동산의 비중은 5%p 감소한 반면 거주목적주택과 투자목적주택 비중은 각각 6%p와 4%p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와 7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 투자목적주택 비중이 낮고 상업용부동산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고연령층의 경우 노후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으로 투자목적주택을 통한 자본이득보다는 상업용부동산을 통한 안정적인 소득을 더 원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