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노리카코리아가 경영악화로 인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노사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사 측은 노조의 반대로 구조조정이 무산될 경우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초강수를 두면서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은 지난 24일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회사생존 노력이 성공하지 못하면 그룹의 한국시장 철수를 포함해 다른 대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조기퇴직프로그램(ERP)를 통한 인력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을 접겠다’는 초강수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인력감축 규모는 현 직원의 절반 이상을 잘라내는 사실상 ‘리뉴얼’이다. ERP를 신청하는 직원에 한해 위로금으로 최대 36개월의 임금을 보장하며 법정 퇴직금까지 추가할 경우 최대 69개월의 임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는 근속연수에 따른 법정 퇴직금과 추가퇴직 위로금을 더한 금액으로 실질적으로 사 측이 밝힌 수준의 퇴직금을 받는 직원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 투불 사장은 “현재의 어려운 상황과 회사의 현재 재정적 여력을 감안할 때 이는 회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최선의 방법”이라면서 “회사에서 5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의 지원을 실시하는 것으로 단 한번의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의 금액은 회사의 생존을 위협한다”며 노조와의 협의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된 지난 24일 곧바로 곧바로 전국 조합원 비상총회를 열고 ‘구조조정 원천 무효화’를 결의했다.
노조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어렵다면서도 2015년부터 3년간 프랑스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이 458억원이 넘는다”면서 “이에 반해 국내 직원들의 고용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페리얼 판권 매각이 우호적인 직원들을 챙기고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수관계자에게 판권을 이양하고 이 과정에서 눈엣가시인 노조를 정리한 뒤 이후 다시 재인수하는 방식으로 ‘털어내려’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와 사측의 갈등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왔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와 영업총괄전무의 갑질 사건, 성희롱과 욕설 등의 논란에 휩싸이면서부터다. 이로 인해 장 투불 대표이사가 국정감사에 출석했으나 의혹에 대해 ‘모르겠다’고 일관하면서 환경노동위원장 등의 요청으로 노동청 특별근로감독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 결과 부당노동행위와 성희롱 건이 사실로 인정됐으며 부당노동행위는 검찰 송치 의견을, 성희롱은 영업총괄전무에 대한 징계조치를 페르노리카코리아 측에 권고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이러한 의혹을 처음 제기한 노조위원장에 대해 ‘혐오스럽다’는 발언과 함께 민·형사상 고소를 진행하면서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