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차이나를 찾아라... 유통업계 동남아 공략 각축전

포스트 차이나를 찾아라... 유통업계 동남아 공략 각축전

[2019 유통 이렇게 바뀐다] 포스트 차이나를 찾아라... 유통업계 동남아 공략 각축전

기사승인 2019-02-04 04:00:00

국내 유통업체들이 중국시장 규제와 내수시장 위축 등을 피해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주 소비층인 2030세대의 비중이 높고 재래시장 상권보호나 영세상인 보호규정 등이 아직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지 않는 만큼 업체들의 시장확대가 유리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베트남은 매년 5% 이상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 기준 경제성장률은 6.8%로 아시아에서는 중국 다음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또 2016년 기준 9270만명에 달하는 인구 중 40%가 35세 미만으로 높은 소비성향을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역시 베트남과 비슷한 시장상황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특히 인도네시아는 2억8000만명 인구 중 87%가 무슬람인 만큼 할랄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떠오르고 있다.

동남아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직격탄을 맞은 대형마트들이다.

이마트는 필리핀 유통업계 2위 업체인 ‘로빈슨스 리테일’과 이마트 전문점 브랜드 수출과 관련된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까지 필리핀 내 주요 쇼핑몰과 백화점 등에 노브랜드와 센텐스 전문점 매장을 50개까지 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2015년 베트남 호치민에 1호점을 열고 시장 확장을 가늠하고 있다. 2016년 418억원을 벌어들인 베트남법인은 이듬해 20% 이상 성장하는 등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롯데마트는 2008년 베트남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이후 중국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동남아시아 시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46개, 베트남 13개 점포 등 총 59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성장세 역시 괄목할만하다. 베트남 법인의 작년 매출은 3410억 원으로 2014년 2044억 원에 비해 3년 새 67% 뛰었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법인 매출도 8.7% 올랐다. 2020년까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매장을 각각 82개, 87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프랜차이즈 역시 동남아 지역에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네네치킨은 2019년 15개 매장을 신규 출점하며 본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호주와 홍콩 4개국에서 3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2007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는 3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호찌민 시내에 약 364㎡ 규모로 문을 연 뚜레쥬르 칸호이점은 일평균 900명이 방문하는 등 목표 대비 2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주류부문 역시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동남아시아지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베트남 소주시장은 전체 동남아시아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 데다가 인접국가로의 파급력이 커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진로바베큐는 하이트진로베트남이 팝업스토어와 진로포차를 운영한 경험으로 만들어진 한국 식당이다. 한국의 7080년대 복고풍 콘셉을 살리는 한편 소주브랜드 매장의 특색을 살려 소주 한 잔을 기울일 수 있는 포근한 정취를 연출했다. 기존 진로포차와 팝업스토어가 호안끼엠, 서호 등 관광지에 위치해 관광객과 나들이객 위주의 브랜드 노출과 홍보에 둔 것과는 달리 진로바베큐를 통해 로컬 시장을 공략하는 등 소주의 현지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주류도 베트남 하노이에 소주 ‘처음처럼' 플래그십 스토어인 ’K-pub 처음처럼' 운영에 나섰다. 처음처럼 펍이 있는 하노이 호안끼엠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유명 관광지다. 롯데주류는 처음처럼 펍을 통해 처음처럼과 순하리 등 자사 주류 제품을 비롯해 떡볶이 등 다양한 한국식 안주를 선보인다.

신라인터넷면세점은 글로벌 마케팅 확대를 위해 중국,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총 5개 국가의 최정상급 뷰티 ‘인플루언서’ 5명과 ‘뷰티앤유(Beauty&U)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전략적 협업에 나섰다. 인플루언서란 ‘타인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Influence+er)’이라는 뜻의 신조어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인을 뜻한다.

이미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마카오 국제공항, 일본 도쿄 시내, 태국 푸껫 시내 등 총 5곳에서 해외 오프라인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글로벌 이미지를 강화하고 해외 온라인면세점 시장 점유율 확대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강렬한 매운맛으로 시장에 안착한 삼양식품은 말레이시아에 할랄 라면 공장을 짓는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만들어진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이다. 삼양식품은 공장 건설을 위해 말레이시아 국영기업이자 팜오일 업체인 FGV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양식품은 말레이시아를 통해 2017년 1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출품목의 90% 이상이 불닭볶음면일 정도로 강렬한 매운맛이 시장에 주효했다. 특히 할랄 인증을 취득해 이슬람 인구들의 취식에도 문제가 없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브랜드 위주의 수출 라인업을 다양화하기 위해 '삼양 80G' 라면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지에서 인기인 80g 소용량으로 출시되며 떡볶이, 불고기, 짜장, 김치 등 대표적 한식 메뉴로 구성했다.

신세계푸드 역시 할랄 제품인 ‘대박라면’을 통해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대박라면의 현지 가격은 한화 5300원 수준으로 프리미엄 수준이지만 지난해 라면 출시 이후 한 달만에 200만개를 팔아치우며 1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부터는 간장과 불고기소스, 고추장 등 할랄 인증 소스를 활용한 제품군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신규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할랄을 비롯해 젊은 세대 비중이 높다는 점, 외국계 기업에 대한 규제 장벽이 높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면서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유통기업들의 투자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현우·한전진 기자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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