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中 춘제(春節)…왜 '대목'에서 '계륵' 됐나

면세업계, 中 춘제(春節)…왜 '대목'에서 '계륵' 됐나

기사승인 2019-01-31 00:15:01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가 코앞이지만, 국내 면세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춘제가 황금알을 낳던 '대목'에서 '계륵'이 됐다는 말도 나온다. 그 이유는 뭘까.

30일 업계에 따르면, 사드 사태로 유커(중국 단체관광객)가 사라지면서 춘체 특수는 이미 옛말이 돼버린 지 오래다. 올해도 업계는 춘제 특수에 회의적이다. 신라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 정도만 관련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진행했고, 사드 부지 제공으로 중국 정부의 눈 밖에 난 롯데면세점은 아예 춘제 관련 프로모션을 대폭 축소했다. 

한 면세업계 종사자는 “한한령(한류 제한령) 이전까지만 해도 춘제 연휴는 면세업계의 대목으로 손 꼽혔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유커의 복귀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양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정부가 일부 지역에 대해 한국 단체관광을 허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온라인 여행사, 전세기 및 크루즈 운행 등의 문제에 막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이 한국행 단체 관광상품을 내놨다가 돌연 취소한 헤프닝도 있었지만, 아직 유커의 본격적인 귀환 조짐은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면세업계의 매출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여전히 따이공이다. 이들은 국내 면세점에서 대량을 물건을 구입해 귀국 후 ‘되팔이’ 수익을 올리는 중국 보따리 상인이다. 한한령 이후에도 중국 내 한국 물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했고, 따이공은 이점을 파고들어 사라진 유커의 자리를 메우며 국내 면세점의 큰 손으로 등극했다. 

이에 오히려 춘제에 면세점의 매출이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따이공들이 춘제 전 물건을 대거 사들인 후 중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월의 경우, 따이공의 활약에 힘입어 국내 면세점 매출은 약 14억달러를 기록하며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정작 춘제가 있었던 2월 면세점 매출은 전월 대비 13.9%나 줄었다. 오히려 4개월 만에 면세점 매출이 감소해 ‘대목’ 이라는 말이 무색했다. 특히 외국인 매출이 14.8%나 줄어, 따이공의 영향이 미쳤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 매출의 70~80%가 중국인이고, 이 중 80~90%를 따이공으로 본다”면서 “이들은 귀국 후 춘제 기간 물건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1월에 물건을 대량으로 사들여, 2월 수요는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따이공에 대한 기대마저도 먹구름이 드리운 상태다. 중국 정부가 이달 1일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시행함에 따라 따이공 활동의 위축이 감지되고 있는 탓이다. 개정안은 개인이 인터넷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사업자 등록을 하고 세금을 납부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귀국해 자유롭게 물건을 되팔던 따이공들에겐 큰 악재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따이공 수는 시시각각 변해왔고, 아직 관련 영향을 판단하긴 이르다고 본다”면서 “올 춘제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따이공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맞지만, 만약 양성화된다면 (따이공) 규모가 더 커지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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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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