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연휴 동안 부모님의 허리 건강에 더 관심을 기울이자.
허리가 굽는 원인은 척추관협착증 같이 노화로 인한 퇴행성 척추 질환이 문제가 되거나 골다공증에 따른 압박골절, 그리고 근육이 없어 허리를 지지할 힘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육이 부족해 허리를 펴기 어려워 굽어 지내면 보행이 힘들어지면서 노년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우울감이 높아지기 때문에 허리 근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모님이 홀로 사신다면 명절에 찾아뵐 때 운동으로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나, 일상에 도움 되는 주의 사항을 알려드리는 등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관련해 어르신들의 대표적 허리질환으로 ‘척추관협착증’을 꼽을 수 있다. 이 질환은 척추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진 병이다. 주로 노년 퇴행성 변화로 척추뼈와 그 주변 인대가 두꺼워져서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져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걸을 때 다리나 엉덩이가 당기고 저린감이 와서 조금만 걸어도 앉아서 쉬었다 가야 할 정도로 고통이 생긴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곧게 펴고 있으면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줄어들어 서 있거나 걸을 때 허리를 구부리게 된다. 허리를 굽혀 지팡이나 유모차 같은 보행기에 의지하는 경우도 많은데 허리를 숙이면 일시적으로 척추관의 신경통로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오래 걷거나 무리했을 때 통증이 나타나지만 쉬면 괜찮아지는 정도라면 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통증이 심해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고 걷기 힘들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상생활에 지장이나 보행 장애가 심한데도 방치하면 마비까지 올 수 있다.
척추 압박골절은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뼈에 금이 가고 주저앉는 것으로, 적기 치료를 놓치면 허리가 굽거나 척추후만증으로 발전해 ‘꼬부랑 할머니’가 될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이 일어나면 서로 간격을 유지하면서 맞물려 있어야 할 척추뼈가 충격으로 인해 납작하게 내려앉게 된다.
노년에는 크게 다친 데는 없지만 살짝 넘어지는 가벼운 충격이나 외상에도 척추뼈가 주저앉을 수 있다. 심한 경우 기침만 해도 뼈가 주저앉는다. 한번 압박골절이 발생하면 짜부라진 척추뼈로 인해 등이 굽게 되고 골절된 척추뼈는 더 쉽게, 반복적으로 골절되기 때문에 점점 더 구부정해진다.
때문에 노년의 척추압박골절은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허리 통증이 전보다 갑자기 심해졌을 경우 바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또한, 허리가 굽어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는 허리와 등 근육의 퇴행성 변화로 인한 증상일 수도 있다. 노년층은 흔히 뼈나 디스크에만 퇴행성 변화가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허리와 등의 근육도 퇴행성 변화로 지방화되며 기능이 저하돼 허리가 굽게 된다.
백경일 강북힘찬병원 의무원장은 “부모님이 벽에 서서 등을 붙이도록 했을 때 뒤통수와 발뒤꿈치가 모두 벽에 닿는지 확인해보고, 벽에 닿지 않거나 닿아도 5분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면 허리 근력 이상으로 볼 수 있다”며 “고령자의 대부분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아 허리 근육이 퇴화된 경우가 많은데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해서는 근육량을 늘리고 근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