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거롭게 제수음식을 직접 준비하던 과거와는 달리, 간편한 가정간편식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설 상차람이 변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은 3조원을 넘어섰다. 매년 연평균 20% 이상씩의 고성장을 거듭하는 추세다. 이러한 추세를 볼 때 올해에는 4조원의 벽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라면이나 레토르트 카레, 캔햄 등 단순히 한끼 식사의 반찬 정도였던 1세대 가정간편식과는 달리 최근에는 더욱 다양하게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설 상차림의 변화다. 직접 장을 보고 조리해 상에 올렸던 과거와는 달리 전과 식혜, 떡국 등 다양한 종류의 가정간편식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실제로 설을 앞둔 지난달 17일부터 27일 사이 이마트에서 판매된 피코크 제수음식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3% 증가했다.
가정간편식 차례상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면서 시장도 커지고 있다. 2014년 6가지에 불과했던 피코크 제수용 가정간편식은 2018년 47가지로 늘어났다. 매출도 1억원에서 12억5000만원으로 열 배 가까이 이상 증가했다.
아워홈 역시 명절을 맞아 아워홈몰을 통해 숯불떡갈비, 동그랑땡 등 적전류 제품을 선보였다. 준비부터 조리까지 특히 손이 많이 가는 전 류 제품 카테고리를 공략한 것이다. 지난해 추석 아워홈몰에서 팔린 관련 가정간편식 제품은 평월 대베 20% 증가했다.
동원홈푸드는 이보다 앞서 ‘더반찬’을 통해 설 명절 프리미엄 차례상을 예약 판매했다. 갈비찜, 모듬전, 명절나물 등을 비롯해 깐밤, 건대추, 배, 곶감 등 제사상에 올라가는 대부분의 음식들로 구성했다. 동원홈푸드는 지난 추석 동일한 프리미엄 차례상 예약 판매에서 전 제품이 완판된 만큼, 올해 설 역시 물량을 두 배 이상 늘려 준비했으나 역시 완판됐다.
한국야쿠르트는 간편식 브랜드인 ‘잇츠온’을 통해 명절 한상차림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소불고기 전골과 버섯부추잡채, 소고기뭇국 등 3~5인분 분량으로 묶어 준비했다. 제품을 받는 즉시 요리해서 상에 올릴 수 있는 반조리간편식제품이다.
CJ제일제당도 ‘비비고 한식반찬’을 통해 비비고 남도떡갈비, 비비고 언양식 바싹불고기 등 5종을 선보이고 있다. 또 백설감자전·백설김치전 등 부침 요리에 필요한 원재료가 포함돼있어 간단하게 물만 붓고 조리할 수 있는 편의형 제품들도 출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혼자 명절을 보내는 이른바 ‘혼명족’이나 1·2인가구 등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 설 대비 매출이 10% 성장한 19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과 명절 음식 준비에 부담을 느낀 고객 등이 증가하면서 설 상차림 세트나 음식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번 설 역시 전년 대비 평균 20%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