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수출 전성시대... 라면·고추장 ‘날았다’

매운맛 수출 전성시대... 라면·고추장 ‘날았다’

기사승인 2019-02-08 01:00:00

동남아시아와 미국 유럽 등 외국에서 한국 특유의 ‘매운맛’이 인기를 끌면서 라면과 고추장 등 제품의 수출 상승세가 가파르다. 

최근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4억1300만달러, 우리 돈으로 461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억8100만달러 대비 8.4% 성장한 수치다.

이러한 수출 호조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의 성장이 견인했다. 2017년 1억달러를 넘어섰던 대 중국 수출이 9300만달러로 9.6% 감소했지만 미국과 일본이 각각 5035만달러와 3168만달러로 20% 이상 신장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유럽시장이다. 러시아와 독일, 네덜란드에서 각각 30%, 54%, 23.2% 증가했으며 영국 역시 16.1% 신장했다. 

이는 한국 특유의 매운맛이 시장에 안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불닭시리즈’를 내세운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2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중 불닭시리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넘어선다. 매운 음식에 대한 벽이 낮은 중국과 동남아시아가 80%를 넘으며 미주지역 역시 11%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농심 역시 신라면을 내세워 올해 사상 최고 해외매출을 달성했다. 국내외 전체 매출인 7200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3000억원이 해외매출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최대 수출국인 일본에서 성적이 25.5%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베트남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13개국의 지난해 수출액 역시 4500만달러로 2017년 대비 18.4% 증가했다. 수출 실적과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중국과 미국 등 현지 법인 판매까지 합치면 농심의 전체 해외매출 예상치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7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내수시장에서 위축되고 있는 고추장 역시 수출로 활로를 찾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고추장 소매시장 규모는 1863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이는 2013년 2210억원 이후 15.7% 감소한 수치로 4년 연속 하락폭을 그리고 있다. 

이는 최근 조리장 등 이미 완성된 소스와 양념 사용량이 늘고 또 가정간편식 시장이 증가하면서 장류 활용 수요가 감소됐기 때문이다. 

반면 고추장 수출 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내수시장 위축이 시작됐던 2013년 2432만달러였던 수출 규모는 지난해 3197만달러로 31.4% 늘며 내수시장에서의 하향곡선을 완화시켰다. 

국가별 수출액은 미국이 1079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일본 361만 달러, 중국 347만 달러 등 순이었다. 2013년 대비 중국이 59.5% 증가하며 가장 상승폭이 컸고 미국 역시 17.7% 증가했다. 한국과 동일하게 장류를 활용하는 일본의 경우 1.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드라마나 K-pop 등을 통한 한류 열풍 등의 영향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라면서 “수출 호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과거 단순히 ‘맵기만 한 음식’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다양화된 제품으로 현지 입맛을 공략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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