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5·18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으로 규정하는 행사를 주최한 데 대해 9일 한국당을 뺀 정당들의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비하와 조롱이 한국당의 공식 입장인지 추궁하며, 지도부 차원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 대표를 자임하는 한국당 의원들이 역사 날조와 안보 사기의 전과자인 지만원 씨를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불러들이고도 모자라 지 씨의 발언에 동조하거나 더 강한 어조로 5·18민주화운동과 유공자를 비난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당에 묻는다.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날조하고 유공자를 모욕한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인가”라며 “만일 공식 입장이 아니라면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을 당장 출당 조치하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민께 사죄하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과 지만원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망언으로 역사에 기록될 인물”이라며 “‘전두환은 영웅’, ‘광주폭동’, ‘종북 좌파가 만든 괴물 집단’이라니 눈과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라고 했다.
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은 5·18 광주학살 원흉인 전두환을 영웅시하고 그 후예임을 스스로 인정한 행사를 치렀다”며 “한국당 지도부는 이들 두 의원과 상식 이하의 동조 발언을 한 김순례 의원과 입장을 같이 하는지 명확한 답을 내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군사독재정권에 뿌리를 둔 한국당의 태생적 한계는 어쩔 수 없나 보다"며 "이쯤 되면 지만원 씨는 한국당의 비선실세”라고 꼬집었다.
이에 한국당 지도부는 공청회에서 나온 발언들이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한 부분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개별 의원들이 국회에서 어떤 세미나를 여는지 통상 당 지도부가 일일이 알지 못한다”며 “어제 우연히 국회 의원회관에 갔다가 싸움이 났길래 알게 됐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이어 “지 씨를 5·18 진상조사위원으로 지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일부 의원들이 어제 세미나를 연 것"이라며 "당내 다양한 모습의 하나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당은 5·18 진상조사위원 임명 절차를 통해 공식 입장을 보여준 것”이라며 “어제 공청회에서 나온 얘기에 당이 흔들린다든가 동의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부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어제 공청회에서 나온 얘기 가운데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한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지 씨의 참석을 비롯해 공청회에서 나온 이야기는 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