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를 누르고 ‘리딩금융그룹’ 타이틀 탈환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1년 만에 빼앗긴 업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신한금융은 12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순이익 3조1576억원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KB금융(3조689억원)보다 878억원 더 큰 규모다. 뒤이어 하나금융(2조2402억원), 우리은행(2조192억원), 기업은행(1조7643억원) 순이다.
신한금융은 2016년까지 9년 연속 금융권 1위 자를 지켜왔다. 그러나 윤종규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이 M&A를 통해 무섭게 성장하면서 2017년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이러한 업계 판도는 1년 만에 신한금융이 리딩금융그룹 타이틀 탈환에 성공하면서 다시 뒤집어 졌다.
특히 조 회장은 취임 첫해 KB금융에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뺏겼다는 오명에서 벗어나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조 회장이 강조해온 해외사업과 GIB 사업의 수익 확대가 신한금융의 순익 증가로 이어졌다는 점도 그의 경영성과를 빛내고 있다.
그렇다고 신한금융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지난해 신한금융이 KB금융의 실적을 앞지를 수 있었던 배경에 KB금융의 일회성 요인이 크게 반영된 영향이다.
KB금융의 4분기 순익은 200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1% 급감했다. 4분기 희망퇴직금 2860억원(세전 기준)과 특별보로금 1850억원이 일시적으로 빠지면서 실적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올해 1841억원 규모의 오렌지라이프 순익과 염가매수차익 등을 반영한다고 해도 KB금융 역시 롯데캐피탈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등 추가 M&A에 나서 어느 한 곳의 우위를 쉽게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추가적인 M&A 결과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KB금융은 캐피탈은 물론 생명보험사 인수에도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하나금융과 지주사로 전환한 우리은행 역시 M&A를 통해 신한금융과 KB금융을 맹추격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말 진행된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카드사업 확대를 예고했고,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과 함께 첫 매물로 자산운용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