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운데 지난해 농협은행이 가장 장사를 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핵심이익 증가율은 지난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율을 보였다.
15일 각 금융사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기업·농협은행 등 6대 주요 은행의 지난해 핵심이익 증가율은 평균 9.6%를 기록했다. 농협은행이 13.8%를 기록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뒤이어 신한은행(11.9%), 기업은행(11.7%), 하나은행(9.2%), 국민은행(8.0%), 우리은행(3.2%) 순이다.
농협·신한·기업은행 10%대 성장=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은 주요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13%대 성장률을 보였다. 농협은행의 핵심이익은 이자이익(5조1991억원)과 비이자이익(3024억원)이 각각 13.3%, 22.6% 성장하며 5조501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농협은행의 핵심이익 절대치는 6개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향후 다른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성장율 유지가 중요한 과제로 주어졌다.
신한은행(11.9%)과 기업은행(11.7%)도 11%가 넘어가는 높은 성장율을 보였다. 신한은행은 이자이익(5조5860억원)과 비이자이익(8826억원)이 각각 11.9%, 11.6% 고르게 증가했다. 기업은행은 이자이익(5조2075억원)이 7.2% 증가하는 동안 비이자이익(5315억원)이 89.4% 증가하며 핵심이익 증가율을 견인했다.
기업은행의 비이자이익 증가는 주로 IFRS 회계기준 변경에 기인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FRS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지난해 부실여신채권 매각 대금에 대한 회계처리를 다소 변경했다”며 “지난해부터 부실여신채권 매각 대금을 비이자이익에 반영하면서 비이자이익이 많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국민·우리 한자리 수 성장=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8~9%대 성장율을 보였다. 하나은행(9.2%)은 이자이익(5조2972억원)과 비이자이익(8384억원)이 각각 10.0%, 4.3% 성장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핵심이익 7조2234억원을 기록해 규모 측면에서 6개 은행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자이익(6조1007억원)이 9.6% 성장하는 동안 비이자이익(1조1227억원)이 0.2% 감소해 성장율에서 다소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3.2%)은 6개 은행 가운데 핵심이익의 증가율이 가장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비이자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5조943억원)은 7.9% 성장했지만, 비이자이익은 2017년 1조1568억원에서 지난해 9723억원으로 15.9%(1845억원)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비이자이익 감소에 대해 지난해 금융시장 상황과 2017년 유가증권 매각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대출채권 평가·매매 손실이 늘어났다”면서 “IFRS9 시행으로 2017년 유가증권 매도가 많아 기저효과에 따라 지난해 비이자이익이 감소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6개 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 평균 증가율은 10.0%를 기록했으며, 비이자이익 증가율은 18.6%로 집계됐다. 다만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비이자이익이 급증한 기업은행을 제외할 경우 비이자이익 평균 증가율은 4.5%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