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5일 부산시가 금융중심지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지역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부산 금융중심지 지정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먼저 부산시가 금융중심지로 선정된 이후 거래소, 예탁결제원, 캠코 등 금융공기업을 중심으로 총 29개 금융회사들을 집적화하는 성과를 이뤄낸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 해양금융종합센터, 해양진흥공사 설립 등으로 해양금융 특화지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하지만 최 위워장은 부산 금융중심지가 외형적·물적 인프라 대비 내실 있는 성장은 아직까지 일구어내지 못한 것으로 인정했다. 해외기관(Z/Yen Group)에서 평가한 부산의 국제금융센터지수(GFIC) 순위는 최근 3년간 하락세로 전환했으며, 실질적인 지역 내 금융산업의 활력을 나타내는 지역 내 금융비중은 2011년 7.4%에서 20116년 6.5%로 후퇴했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금융중심지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 지역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지역의 산업구조를 바꾸어 낼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하다는 공감대를 기반으로, 세제, 교육 및 생활 여건에 이르는 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인프라 구축이 면밀하게 재검토되고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혁신이라는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고, 정부의 정책적인 의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올해 4월 시행되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을 언급하고, 부산이 이러한 정부의 정책의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았다.
그는 “정부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만 있다면, 어느 누구나 규제에 대한 제약 없이 자유롭고 과감하게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안전한 모래놀이터(Sandbox)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핀테크 혁신 지원 뿐 아니라, 기술력을 보유한 혁신기업들이 창업부터 성장단계에 이르기까지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금융혁신을 향한 정부의 의지와 계획을 부산이 새로운 금융중심지 10년을 열어가는 데 적절히 활용할 필요도 있다”며 “이를 통해 혁신성장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부산 지역에서 실제 성과로 실현된 다양한 성공 사례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 위원장은 중국 선전시를 예로 들어 “중국 광동성의 작은 어촌도시, 선전(深圳)이 불과 30여 년 만에 홍콩의 총 생산규모와 견줄만한 고속 성장을 이룬 데에는 하이테크 부문의 틈새시장을 개척하고자 노력한 결과”라며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디어들을 하나씩 실현시켜 나갈 때, 부산이 확고한 금융중심지로 성장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